엔화 강세 계속될까…아베노믹스에 관심 집중

기존 완화정책 흐름 바뀔 가능성…엔화 투자 불확실성 확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은 그동안 양적완화의 일종인 아베노믹스를 바탕으로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누리면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이후 대안 투자처로 인기를 모았다.

그 이유는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일본 경제정책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다.

이 부양정책은 국채 매도로 확보한 재정을 푸는 한편 통화측면에서도 완화정책을 펴는 것이 골자이다.

여기서 늘어난 엔화자금은 일본 국내에서 고용을 늘리고 소비를 진작하는 등 경기활황을 촉발했고 해외에서는 이른바 엔캐리자금으로 시장 흐름을 주도하기도 했다.

또한 이 정책은 엔저를 불러 수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도 했다. 아베노믹스는 여러 모로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수출도 늘리고 경기도 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려왔다.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아베노믹스가 지속된다면 엔화의 안정적인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금융시장에서는 예상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지난해 12월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효과가 나타났다. 12월 엔화예금이 달러화와 유로화를 제치고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달러화예금은 5억1000만달러 늘어난 반명 엔화는 9억2000만달러, 유로화는 2억달러 감소했다. 연도별로 봐도 지난 2014년 이후 지난해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엔화 가치가 높아지자 예금주들이 엔화예금을 환매함으로써 차익을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한국은행은 보고 있다.

28일 금융권 및 외신에 따르면 엔화 환율은 1달러당 110엔 부근에서 기술적 저항을 테스트한 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은행(IB)들이 조만간 105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도이체방크는 연말까지 엔달러환율이 1엔당 10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 속에 엔화 가치가 높아지는 현상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아베노믹스의 큰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커졌고 이로 인해 엔화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아베노믹스를 거둬들인다면 바로 엔고로 직행하게 된다. 그럴 경우 일본의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더욱이 이번 주 중 발표될 일본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이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엔고까지 겹친다면 일본경제의 기조가 흔들릴 수 있게 된다.

여기에다 일본 정부의 근로통계조사 조작 파문도 시장의 신뢰를 잃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글로벌시장에서는 엔화 투자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등 엔화 강세 흐름에 변화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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