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달러시대 진입…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가 드디어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았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1000달러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국은행이 22일 밝혔다.

이날 한은은 "속보치 기준 실질 경제성장률과 환율을 감안하면 지난해 1인당 GNI가 3만1000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계산된다"고 밝혔다.

국민소득 3만달러가 매우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년 2만달러 시대에 진입한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서 어정쩡한 위치에 있었다.

국제기구에서 분류도 제각각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는 선진국에 포함되고 국제결제은행(BIS)에서는 신흥국에 속했다.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세계은행 2017년 기준 31위이고 인구 2000만명이 넘는 국가만 따져보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에 이어 9위였다.

G20에는 항상 속하고 G10 주변에서 기웃거리는 등 이미 선진국 반열에 들어있었던 것이나 진배없다. 다만 국민소득 2만달러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던 것이 자존심이 상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이제 3만달러 시대에 확실히 진입했으니 축하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서는 것은 한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1인당 3만달러이니 3394만5000원에 해당한다. 지난해 3인 가족이라면 1억183만5000원의 소득을 올렸어야 한다.

그러나 과연 몇 %의 가구가 3만달러에 걸맞은 수입을 냈을까. 이런 점에서는 국민소득 3만달러는 현실과는 좀 거리가 먼 듯하다.

어쨌든 3만달러 시대에 올라서기 위해 그동안 열심히 달려왔으니 좀 쉬자고 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 경제를 그렇게 키워온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계속 가져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전통적인 선진국과 G2로 올라선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경쟁력에서 뒤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서비스분야에서 세계적인 면모를 갖췄다고 말하기도 시기상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어쩌다 보니 선진국에 진입한 것처럼 개념없이 생각한다면 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는 시점이 되고 있다.

그동안 아무리 노력했더라도 앞으로 우리나라와 국민소득과 비슷한 이탈리아와 스페인과 같이 조락의 길로 갈 수도 있는 분기점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취업절벽에 처해있고 산업공동화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경제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해 소비도 정부지출이 막아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가 발전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어떤 성장정책을 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어떤 식의 경제성장모델을 추진해나가야 할지를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모색해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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