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정의 오늘 어디 갈까] 2층에 키즈카페 들어선 백화점…기존 공식 깬다

롯데百 안산점 신관 오픈…기존 백화점 층별 배치 공식서 탈피
무인양품·하이마트 프리미엄점 입점…'도시정원' 콘셉트 강조

롯데백화점 안산점 신관 투시도. 사진=롯데백화점

유통 매장이 단순히 쇼핑 공간을 의미하는 시대는 지났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책임지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지역주민들의 삶과 호흡을 같이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체도 이러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자율주행 스마트 카트를 도입한 대형마트가 등장했고 식음료업체들 또한 대표 제품을 내세운 카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파이낸스는 끝없이 변화하는 유통업체 현장을 찾아가 그 매장의 차별성과 장점은 무엇인지, 또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등을 소비자 입장에서 점검한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유은정 기자] 백화점에는 층별로 어떤 상품군을 배치해야 하는 일종의 공식이 존재한다. 가령 백화점 1층에는 평당 매출이 높은 화장품, 2층부터는 의류 상품군을 배치를 하는 식이다.

그러나 최근 기존의 공식을 깨는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지역 상권에 맞춰 층별 상품군 배치를 과감하게 바꾸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7일 리뉴얼 오픈한 롯데백화점 안산점이 바로한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롯데백화점 안산점이 기존의 백화점과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13일 방문했다. 

◇ 상권 최초 무인양품…2층엔 아동·유아 매장 배치

롯데백화점 안산점에 들어선 무인양품.

롯데백화점 안산점은 지역 내 유일한 백화점으로 오랜 시간 안산 시내 중심부에 자리를 지킨 쇼핑 공간이다. 하지만 신관이 새로 열기 전까지 백화점이라고 부르기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본관만으로는 영업 면적이 넓지 않고 입점 매장 수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관 옆 과거 주차장, 호텔로 이용되던 부지에 6개층(B1F~5F), 영업 면적 8900 m²(2700평) 규모로 신관이 설립되면서 공간이 확대됐다. 안산점은 기존 안산 고객 및 새로 조성되는 신도시 약 3만여 가구의 수요를 끌어들일 계획으로 신관은 라이프스타일관, 본관은 패션관으로 복합 단지를 구성했다.

1층에는 명품, 화장품이 즐비한 기존의 백화점과 다른 안산점 1층에는 상권 최초로 무인양품이 입점돼 있다. 그 전까지 무인양품은 안산에 존재하지 않아 고객들이 타 지역 유통시설을 방문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방문 당일 무인양품은 세일 기간과 주말이 겹치면서 계산하는 줄이 매대까지 이어졌다.
 
2층에 들어선 대형 키즈카페.

2층에는 원래 고층부에 있던 아동·유아 매장이 입점돼 있었다. 100평 규모의 뽀로로 키즈 카페도 있었다. 이날 유모차를 키즈카페 앞에 대놓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젊은 부부들도 제법 보였다.

30~40대 키즈맘이 많은 안산 상권 특성에 맞춰 일반적으로 백화점 고층부에 있던 아동·유아 매장을 배치했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 신관 전체 중 만남·교육·힐링 공간에 30% 할애 
옥상공원.

안산점 신관 총 6개층 가운데 2개층은 상품 판매 매장이 아닌 고객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신관 전체 가운데 만남·교육·힐링 공간에 30%를 할애했다고 백화점 측은 밝혔다.

사실 안산시는 경기도청이 주관하는 '도시정원 만들기' 시범 지역이다. 안산점은 선도적으로 고객을 위한 가드닝 복합 문화공간 옥상공원인 소공원을 5층에 조성했다.

5층에 위치한 옥상 공원에는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키즈 가든과 도심 속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메인 가든이 있다. 
5층에 위치한 소공원 온실 카페.

소공원에서는 다양한 반려 식물과 가드닝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음료와 브런치류를 즐길 수 있었다.

또 자연 채광이 풍부한 온실 카페와 문화센터도 함께 있어 가드닝 클래스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을 누릴 수 있었다. 
5층에 위치한 고객 휴식 공간.

일요일 저녁에 방문한 5층에는 쇼핑을 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고객들이 눈에 띄었다. 또한 옥상 공원에서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외에서 사진을 찍는 고객도 보였다.
4층에 들어선 하이마트 하이브리드점. 곳곳에 휴식 공간이 있다.
4층에는 백화점 최초 프리미엄 콘셉트의 '하이마트 프리미엄'이 1653 m²(500평) 규모로 입점돼 있다. 하이마트 프리미엄은 전자제품 전문 쇼핑몰이지만 전자제품을 일렬로 세워놓고 판매하는 일반 전자제품 매장과 달랐다. 식물과 소파를 매장 곳곳에 배치해 쇼핑 도중 지친 고객이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또한 판매하는 안마의자를 고객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이날 안마의자를 이용하면서 구매 상담을 하는 고객도 자주 보였다.

◇ 신관 지하 1층 지역맛집 유치해 F&B 강화 
본관 지하 1층에서 신관으로 연결된 통로.  실내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식물들로 벽면조경을 했다.

신관은 본관 지하 1층과 연결돼 있다. 연결 통로를 지나는 길목에도 식물이 곳곳에 설치돼 도시정원 콘셉트와 잘 어울렸다.

지하 1층은 고객 커뮤니티 공간으로 기존에 없던 스트리트 골목과 같이 백화점 내부에 구현하고 지역 맛집 등 다양한 F&B(식음료)를 새롭게 도입했다.

안산점은 취약했던 F&B 상품군에 변화를 줘 신관 지하 1층에 1300m2(390평) 규모로 가성비가 높은 지역 맛집과 인기 식음료 브랜드를 유치했다.

안산의 유명 맛집인 베트남 고향식당을 포함해 이탈리안 음식점 키친랩과 대치동 함흥면옥과 같은 인기 브랜드와 우유로 만든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하는 파스퇴르 밀크 바 등의 브랜드가 입점돼 있었다. 
지하 1층에 있는 고객 휴식 공간. 롯데백화점 안산점 신관 곳곳에는 '도시 정원'  분위기에 어울리는 고객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주영 롯데백화점 안산점장은 "안산점은 이번 신관 증축을 통해 고객 중심적인 매장 개편, 시간을 소비 하고픈 공간 구현과 동시에 지역 내 새로운 콘텐츠를 대거 도입했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상권에 부합하는 매장 및 브랜드를 선보이며 지역을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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