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저유가 기조에 원유펀드 수익률 줄줄이 '마이너스'

10월 중순 배럴당 70달러 넘던 WTI 가격 12월들어 50달러선 붕괴
6~9% 손실 기록…"글로벌 경기 둔화에 원유 수요 감소 전망 우세"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지난해말부터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원유펀드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중이다.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올해초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 전망은 밝지 않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대표 원유펀드 중 하나인 ‘미래에셋 TIGER 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의 이날 기준 수익률은 –7.11%다. 지난해 12월 14일 적자로 돌아선 뒤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역시 규모가 큰 편인 ‘삼성KODEX 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H)’의 수익률은 –7.3%였다.

그 외 펀드들도 손실을 기록중이다.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제1호[WTI원유-파생형]’은 –6.7%, ‘KTB WTI원유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원유-재간접형]’은 –6.3%, ‘KB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 증권 상장지수 투자신탁(주식-파생형)(합성 H)’는 –9.68%를 각각 기록했다.

원유펀드의 부진은 국제유가의 내림세로부터 비롯됐다. 지난해 11월 이란 제재가 복원됐음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이 불거지면서 국제유가는 예상과는 반대로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배럴당 70달러가 넘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같은달말 60달러대로 내려가더니 11월 중순 50달러선이 무너졌다.

그 후에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아 결국 지난해 12월 17일(현지시간) 5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WTI 가격이 50달러를 하회한 것은 재작년 10월 이후 14개월만에 최초다.

이처럼 수개월 간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원유펀드 수익률도 악영향을 받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하면서 일단 올해초에는 유가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50달러를 밑도는 수준인 데다 장기 전망도 별로 밝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가를 내리누르는 가장 큰 압력은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이 성공하는 등 가시적인 변화 없이는 감산만으로 유가가 꾸준한 상승세를 타기 어렵다”며 신중한 투자를 권했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도 “현재 유가는 공급 요인보다 경기 둔화라는 수요 요인이 우위에 있어 당분간 하방압력이 우세하며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다”며 “앞으로 국제유가는 뉴욕증시에 연동돼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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