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에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IT 부진·세계 경기 둔화 우려 촉발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 애플발 ‘차이나 쇼크’로 인해 글로벌 증권시장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를 이유로 애플이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 기술(IT)업계와 세계 경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해결될 이슈가 아니라며 한동안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애플은 지난 2일(현지시간)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2019회계연도 1분기 매출 전망치를 당초의 890억∼930억달러에서 840억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애플은 핵심 시장인 중국의 경제 악화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발표 직후 글로벌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83% 하락한 2만2686.22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48% 떨어진 2447.8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04% 후퇴한 6463.5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전일보다 0.62% 내린 6692.66으로 장을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1.55% 하락한 1만416.66을,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66% 빠진 4611.48을 각각 나타냈다.

아시아 증시도 3일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다만 4일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4일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26% 떨어진 1만9561.96으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05%, 코스피지수는 0.83%씩 각각 올랐다.

애플의 발표는 중국 경제의 부진이 결국 기업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 때문에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란 염려는 여러 국제기구에서 이미 제기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6.2% 및 6.3%로 내다봤다. 이는 20여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또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 GDP 성장률이 1.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5% 미만으로 곤두박질칠 수도 있는 셈이다.

특히 주요 2개국(G2)인 중국의 경기 둔화는 곧 세계 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세계은행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3.1%)보다 낮은 3.0%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도 잇따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추세다.

이런 위험이 실질적으로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세계 각국 정부를 비롯해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중국 등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한 글로벌 증시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리의 마이클 아론 수석 투자 전략가는 "통화 긴축과 미중 무역전쟁이 경기 둔화를 촉발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나 미국의 경기 부양 카드가 나오기 전에는 증시가 반등하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도 “올해 상반기말쯤 중국 경기가 단기 저점을 찍을 수 있다”며 한동안 지속적인 부진을 예상했다.

애플 매출 감소로 인해 IT업계 전반의 침체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의 향후 판매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관련 부품 업체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수요를 개선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며 "성수기에 진입하는 하반기에나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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