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복권 당첨을 원하면 복권을 사라

김연준 KEB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PB센터장.
오랜 기간 동안 복권 당첨을 신께 빌었던 사람이 한 번도 당첨이 안돼서 신에게 항의하자 “복권을 먼저 사라”고 혼이 났다는 유머가 있다.

사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새해 소원을 말하면서도 정작 그것을 위한 준비, 즉 자산관리 계획은 세우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새해가 되면서 운동이나 금연 등 새로운 목표와 계획을 많이 세우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자가 되기 위함이나 적절한 소비를 위해서 ‘자산관리’를 주제로 새해 목표와 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근래의 경제 환경에서 개인이 별 노력도 하지 않고 ‘부자’를 꿈꾸는 것은 로또도 사지 않고 당첨만 되기를 바라는 것과 차이가 없어 보인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학생 시절처럼 ‘연간계획표’나 ‘시간표’를 짜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우선 매월 고정 수입과 지출을 적고 예금이나 적금 만기 등 예상되는 돈의 흐름을 같이 표시하자. 이것만 표시해도 1년 동안 내가 가능한 소비와 저축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직장인들은 연말정산을 할 때 매월 받는 월급은 얼마 안 되는데 총액은 생각보다 많아 종종 놀라곤 한다. 하지만 더 놀랄 때는 소득공제를 위한 카드 사용액도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앞에서 작성한 계획표 상에서 표시한 고정수입과 지출의 차이에 비해 소비한 비율이 높다면 올해의 목표는 우선적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에 둘 필요가 있다.

소비를 줄이는 이상으로 저축을 늘리는 것도 당연히 좋은 방법이다. 이를 계획표에 미리 반영한 뒤 일정한 저축 외에 예상치 못한 보너스가 들어올 때 어떻게 할 것인지도 같이 작성을 해 두는 것도 좋다.

이상하게도 생각 외의 돈이 들어올 때는 꼭 ‘돈을 쓸 일’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긴급한 일이나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처음 세운 계획표에 따라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저축을 실행해야 한다.

최근 들어서는 많은 사람들이 주식이나 해외자산까지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 대부분의 투자자산이 갑작스럽게 손실이 커지면서 아예 관심을 꺼버리는 투자자들도 다수다.

손실을 보는 것이 마음 아프고 그 상태에서 해지하기는 더욱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손실 자체보다는 향후 시장전망에 따라 계획을 세우되 망하지 않을 투자 대상이라면 여유자금을 적립식으로 투자해 평균매입가격을 낮춰 가는 것도 현명하다.

최근 시장의 경향은 어떤 이벤트가 발생할 때 그 시점에 시장의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예측 정도에 따라 사전, 또는 뒤늦게 반영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연말 배당에 따른 배당주에 대한 선투자는 10월 정도에 나타나기도 한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책상 달력이나 핸드폰에 미리 생각나는 이벤트나 자신만의 투자정보를 기록해 두고 ‘미리 알림’ 기능을 활용하면 바쁜 와중에도 중요한 투자판단을 놓치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

항상 새해 들어 유행하는 말이 ‘작심삼일’이다. 고루한 말처럼 들리지만 마음먹은 일을 이뤄내기가 힘든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그 말의 위력은 대단한 것 같다.

결국 확률적으로 꾸준히 복권을 사는 사람이 당첨될 행운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갈수록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 상황 하에서 그냥 휩쓸려가기 보다는 자신의 계획을 바탕으로 잊지 않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 부자가 되기 위해 현명한 방법이다.

<김연준 KEB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PB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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