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 KCGI, 한진칼에 '감사선임 저지 중단' 요구

"단기차입금 증액 결정은 의무 위반" 주장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유은정 기자]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가 한진칼의 단기차입금 증액이 감사 선임을 저지하려는 조치라면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KCGI가 운용하는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5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단기차입금 증액 관련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조양호 회장을 포함한 한진칼 이사들에게 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한진칼은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자금 조달 및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단기차입금을 1600억원 확대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 공시대로 진행되면 한진칼의 단기차입금은 총 3250억원으로 뛴다.

그러나 KCGI는 "올해 중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액은 700억원에 불과하고 기존 단기차입금 1650억원은 만기 연장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며 "단기차입금 총액을 2배 가까이 증액하는 결의를 정상적인 경영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KCGI는 "단기차입금 증액 결정은 올해 말 기준 한진칼의 자산총액을 인위적으로 2조원 이상으로 늘려 현행 감사제도를 감사위원회로 대체하고 최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선임을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자산이 2조원을 넘으면 감사선임 대신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감사를 선임하면 최대주주만 의결권이 3%로 묶이는 데 비해 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 모든 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돼 조양호 회장 일가에 유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시장 변동에 대비해 유동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은 회사와 주주 이익을 위한 경영진의 가장 중요한 활동"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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