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증폭되는 내년 세계경제…무엇이 문제?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새해를 반 달여 남겨둔 시점에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가들의 중앙은행과 전문가그룹의 전망이 예전에 비해 비관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기업, 금융권, 학계 등 60명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7~11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0% 이상이 2020년부터 경기침체(리세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12개월 내 경기침체 진입 가능성과 관련, 지난 1월 WSJ 조사에서는 평균 13.11%에 불과했지만 이번 달 조사에서는 22%로 올라갔다. 내년에 경기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졌고 그 다음해에는 경기침체가 일어날 확률이 절반을 넘는다는 조사결과다.

WSJ 조사에서는 내년 미국 경제의 최대 위협으로 47.3%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을 꼽았고 미 금융시장 혼란(20%), 기업투자 둔화(12.7%), 글로벌 경제성장률 둔화(9%),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7.3%) 순이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13일(현지시간) 자산매입 연말까지 프로그램을 종료하기로 한 가운데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9월 예상한 2.0%에서 1.9%로 내려 잡았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8%에서 1.7%로 낮췄다.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했다.

중국의 경우도 내년 성장률이 6.2%에 그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성장률도 6.6%보다 둔화한다는 것이 시장 컨센서스다.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이같은 흐름에 따라 중국 경제에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인해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리스크가 확대하는 형국이 되고 있다.

경기부양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온 일본도 올해 경제성장률은 1.4%로 1%포인트 하향 조정한데 이어 내년도 경제성장도 애초 1.2%에서 1.0%로 낮춰잡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이 계속 영향을 미치면서 일본 경기는 계속 후퇴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타나나고 있다. 일본은행이 14일 발표한 12월 전국기업 단기경제관측조사(短觀·단칸)에 따르면 3개월 뒤의 경기 전망 DI는 15로 4포인트나 낮아질 것으로 집계될 정도이다.

해외 경제전문지 및 전문가들은 "경기 사이클 상 내년도 세계 경제가 하강추세를 보이는 것은 맞다"며 "여러 가지로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상황이어서 어느 때보다 전망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내년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미중무역전쟁이고 이란과 우크라이나, 북한 등 지정학적 요인인데 이들 요인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세계경제 전체의 명암이 달라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외적인 불확실성을 줄여나가기 위한 우리나라 거시당국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