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외국인 겨냥 '맞춤점포' 속속 개점

영업시간 조정하거나 일요일에 문 열어…공단 위주 개점 특징
외국인 대상 금융교육 진행도…한국 정착 지원 및 고객화 병행

사진=KEB하나은행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취업 등의 이유로 한국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외국인의 수가 꾸준히 늘면서 주요 은행들이 이들을 상대로 한 '맞춤형 점포'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외국인 맞춤형 점포는 외국인들의 내방이 수월하도록 영업시간을 조정하거나 일요일에 문을 여는 게 특징인데, 점포에 따라선 통장 개설 방법 등 금융관련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5일 서울 명동 사옥 별관 1층에 외국인근로자 전용 센터인 '이지원(Easy-one)센터'를 개점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분포도가 높은 공업단지 지역이나 지방 소도시가 아닌 서울 한복판에 점포를 낸 게 특징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관광 정보 제공, 환전 및 외화송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은행 측은 보고 있다.

현재 KEB하나은행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편의를 위해 19곳의 일요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최다다. 지난해 KEB하나은행을 내방한 외국인 고객수는 160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6.8%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월 말 '평택 외환센터'를 개점했다. 평택 지역이 지속적인 산업단지 조성 및 다문화상권 확대로 지난 3년간 평균 등록외국인 수 증가율이 7.5%를 기록하며 타지역 대비 외국인들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점을  안한 것이다. 평택 외환센터는 경기 안산시 원곡동, 서울시 오장동, 경남 김해시, 경기 광주시 경안동, 경기 의정부시, 경기 화성시 화성발안에 이은 7번째 외환센터다.

이 점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평일 은행 방문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외국인을 위한 환전·송금, 통장개설, 카드발급, 출국만기보험 지급대행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더불어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국적의 상담직원을 채용해 외환센터를 방문한 외국인근로자들의 언어 통역도 돕는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김포시 대곶면에 '김포외국인금융센터'를 개설했다.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족의 금융편의를 돕자는 취지다. 평일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요일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통장개설, 해외송금, 환전 및 카드 개설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우리은행은 안산, 김해, 의정부 외국인금융센터와 평택외국인일요송금센터, 광희동지점 등 7곳의 일요영업점 및 국가별 외국인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 서비스 제공 이외에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기능도 담당한다. BNK경남은행은 지난 2일 창원 지역 외국인 근로자 60여 명을 상대로 통장 개설방법, 송금, 환전 및 연말정산 등 금융 관련 교육을 진행했다. KB국민은행 평택 외환센터는 베트남근로자를 위한 한국어교실을 운영해 경기남부지역 베트남 근로자들의 한국생활 정착을 지원할 예정이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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