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혁신안 이행 완료?…해외사무소 폐쇄는 '마지막 숙제'

지점· 본부조직 슬림화 '단행'…수은 "혁신안 이행 마무리"
해외사무소 축소는 미완료 상태…2020년까지 매듭 예상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종전 9개 본부에서 7개 본부로 조직 슬림화를 완료한 수출입은행은 이날 23개 과제로 구성된 혁신안 이행을 마무리지었다."

수출입은행이 지난 10일 내놓은 보도자료다. 수은은 창원·구미·여수·원주 등 4개 지점 및 출장소를 없애고, 본부 단위에서는 해양·구조조정본부를 추가로 줄이는 조직축소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2년 전 내놓은 경영혁신안 이행을 완료했다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경영혁신안을 모두 이행했다"는 수은의 발표내용이 전부 맞다고 보긴 어렵다. 해외사무소 축소 등 일부 과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수은이 경영혁신안을 발표한 건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수은은 해외건설·플랜트, 조선 등 중후장대산업의 업황 부진으로 건전성이 악화하며 사상 첫 적자를 냈다. 순손실 규모는 1조 4692억 원에 달했다. 당시 수은은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국책은행으로서 국민신뢰를 회복하자는 취지에서 총 23개 과제로 구성된 '수은 경영혁신안'을 2016년 10월 수립했다.

혁신안은 리스크관리 강화, 경영투명성 제고, 정책금융 기능제고 및 자구노력 등이 골자다. 세부적으로는 △본부 2곳 및 지점 30% 축소 △정원 5%감축 △임원 연봉삭감 및 임금인상분 반납 △사택 전량 매각 △상임이사 1명 감축 △부행장 2명 감축 △2017년 예산 3% 삭감 △조직관리자수 10% 감축 등의 내용을 담았다.

다만 아직 해외사무소를 10% 줄이는 내용은 매듭짓지 못했다. 수은은 해외사무소를 1곳 늘리는 대신 4곳을 줄이는 형태로 해외사무소 몸집을 줄이기로 한 바 있다.

수은이 폐쇄 또는 이전을 결정하고서도 아직 완료하지 못한 해외사무소는 3곳이다. 모잠비크 마푸토사무소를 이미 닫았고 터키 이스탄불사무소는 내년 중 폐쇄가 예정된 상황이다.

지난 2014년 수출입은행 콜롬비아 보고타사무소 개소식(왼쪽), 하노이사무소(오른쪽). 사진=수출입은행, 오현승 기자.

수은은 이미 폐쇄한 콜롬비아 보고타 사무소를 니카라과 마나과로 옮겨 개설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수은은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에 현지 사무소 개설준비위원장을 파견한 상태로, 니카라과 당국의 최종 개점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2016년 수은 감사 때 중남미 국가 대상 EDCF 지원현황 및 관련 계획, 경제협력의 잠재성 등을 고려해 종전 콜롬비아 보고타사무소를 니카라과로 재배치하라는 내용의 개선 요구사항을 낸 바 있다.

물론 해외사무소 폐쇄가 늦어지는 걸 수은의 잘못이라고 탓하기엔 다소 무리도 따른다.한 예로 이미 수은이 지난해 폐쇄 결정을 내린 가나 아크라사무소는 발을 빼는 과정이 쉽지 않다. 가나 정부는 한국 외교부와 기획재정부에 서한을 보내 수은 사무소의 잔류를 요청했을 정도다. 자칫 무리한 해외사무소 철수가 개발도상국인 수원국(受援國)과 한국 간 관계악화, 추후 한국 기업의 수주 배제 및 이미지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수은은 해외사무소 축소를 최종 마무리하는 시점을 오는 2020년으로 잡아둔 상태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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