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경형SUV급 완성차 생산 계획…광주형 일자리 협상 재개되나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현대차가 광주시에서 경형SUV급 완성차 생산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광주형 일자리' 협상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5년간 임단협 유예에 대한 입장차이로 광주시와 현대차간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중단된 가운데 이같은 완성차 추가 증산 계획이 협상 타개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기아차의 경우 모닝을 위탁생산하는 사례가 있다"며 "이와 비슷하게 현대차가 내년 광주시에 경형SUV 급의 완성차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경형SUV는 생산단가가 중대형 차보다 저렴하다"며 "다양한 추진 사업 계획들이 남아 있기에 협상 결과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모든 협상은 결과가 나올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광주시, 정부 등이 적극적으로 노동계를 설득 중이니 협상 일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판단해야할 것이다. 이번주 중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주 현대차가 광주시에 완성차 생산공장 건설 추진을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면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멈춰선 상태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가 현대차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기존 업계의 임금 절반 수준으로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0만대 생산 공장을 신축해 1만 2000여개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추진해온 사업이다.

44시간 3500만원 수준의 임금 등에 일정 수준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급물살을 탔던 협상은 '차량 35만대를 생산할 때까지 단체협약을 유예'와 관련된 조항을 두고 한국노총 등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광주시와 노동계는 당시 협의에서 노동계가 반발한 단체협약 유예 조항을 삭제하는 대신 3가지 안을 추가해 현대차와 재협상을 벌이려 했다. 특히 협상의 핵심 쟁점인 5년간 임단협 유예 문제를 풀기 위해 광주시가 현대차와 노동계를 설득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결국 수정안에 대해 거부하면서 지난주 협상은 사실상 무산됐다. 앞으로 양측간 협상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광주시의 오락가락 행정까지 도마 위에 오르며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현대차는 협상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광주시가 당초 약속했던 사항을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번복하거나 수정하는 등 혼선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투자검토 의향 전제조건으로 광주시가 제시한 노사민정 대타협 공동결의의 주요 내용들을 수정한데 이어 이번에도 협의 내용을 또다시 변경해 신뢰도가 급추락했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광주시가 노동계로부터 협상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하지만 노사민정 협의회를 통해 기존 안을 변경시키는 등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며 "향후 광주시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투자 협의가 원만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jhy@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