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어떻게] 승승장구 KEB하나은행 인니법인, '톱20' 넘본다

매해 두자릿수 순익 증가율…'buku 3'그룹서 한국계 첫 1위
철저한 현지화 덕…향후 디지털뱅크로 탈바꿈 청사진 제시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신화를 일궈낸 사람과 기업을 보면 그 노하우와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최고라는 타이틀은 결코 우연히 얻어지는 게 아니다. 최고가 된 이들은 숱한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다. 세계파이낸스는 성공한 기업 또는 인물들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은 무엇인지, 그들만의 노하우와 비결은 무엇인지 [왜/어떻게] 시리즈를 통해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신(新)남방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PT. Bank KEB Hana Indonesia)의 사례가 금융권 안팎의 관심을 모은다.

인니 KEB하나은행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매해 두 자릿수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지 손님의 비중도 90%를 넘는 등 현지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은행 가운데 가장 성적표도 좋다. 인니 KEB하나은행의 성장비결과 향후 경영 구상을 들여다봤다.

◇buku 3 도약…순익도 '쑥'

인니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1년 전 현지 법인간 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옛 하나은행은 지난 2007년 인도네시아 100위권인 소형은행 빈탕 마능갈은행을 인수해 이후 'PT뱅크하나'로 은행이름을 바꾼 후, 지난 2014년 외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과 합병해 현재의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KEB하나은행은 현지 법인의 지분 89.00%을 보유 중이다.

인니 KEB하나은행의 통합 당시 총자산은 14조 6000억 루피아에서 지난해 말 39조 8000억 루피아로 세 배가량 늘었다. 지점수는 40곳에서 61곳으로, 전체 직원 수는 570명에서 1141명으로 증가했다.

순익 규모도 우샹향 곡선을 그린다. 통합 법인이 출범한 이듬해인 2015년 순익은 4227억 2200만 루피아(약 328억 원)였다. 그러던 것이 2016년에 6338억 400만 루피아(약 491억 원)로 순익규모가 늘었고 지난해엔 7398억 4600만 루피아(약 572억 원)까지 증가했다. 올 상반기 기준 인니 KEB하나은행의 순익은 약 298억 원이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은행인 우리소다라은행(224억 원), 신한인도네시아 은행(48억 원)보다도 많다.

인니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buku3(중대형은행)' 그룹에 포함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엔 약 120개의 일반은행(bank umum)이 있는데 기본자본(Tier1) 규모를 기준으로 'Buku 1'(소형은행)에서 'Buku 4'(대형은행)까지 총 네 개의 그룹으로 나뉜다.

인도네시아 금융청(OJK)에 따르면 약 120개의 일반은행(bank umum)은 기본자본(Tier1) 규모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뉜다. 자본이 작은 규모 순으로 △buku 1: 1조 루피아 미만 △buku 2: 5조 루피아 미만 △buku 3: 5조 루피아 이상 30조 루피아 미만 △buku 4: 30조 루피아 이상 등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은 올해 6월 ‘2018 최우수 은행 시상식’에서 ‘Buku 3’ 그룹에 속한 총 21개의 은행 중에서 1위로 선정됐다. 이화수 은행장(왼쪽)이 시상자인 인도네시아 예금보험공사 파우지 이치산 대표(오른쪽)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EB하나은행
인니 KEB하나은행은 buku3 그룹으로 분류된 지 약 1년 만에 현지 금융전문지 '인베스터 지'가 선정한 buku 3그룹 1위 은행에 선정됐다. 성장성, 수익성, 건전성, 자본적정성 등의 총 11 개 항목에서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다. 특히 올해부터는 1~3위에 순위를 매겨 수상하는 방식이 도입됐는데, 인니 KEB하나은행은 한국계 은행으로서는 최초로 1위를 수상했다. KEB하나은행 측은 "이번 수상은 철저한 현지화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현지에서 현지은행 및 다른 외국계 은행들과 경쟁해 이룬 성과"라고 자평했다. 

◇철저한 현지화…인니 고객비중 90%

인니 KEB하나은행이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던 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들어맞은 덕이다. 우선 임직원의 대부분은 현지인으로 채웠다. 올해 3월 말 현재 현지 61개 영업네트워크에서 일하는 1151명 가운데 현지 직원수는 1141명에 이른다. 인니 KEB하나은행의 한국인은 임원 2명과 직원 8명 등 단 10명에 그친다. 현지인 손님비중도 전체의 90%까지 증가했다.

KEB하나은행 글로벌사업본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성장의 핵심은 기존의 기업금융, SME대출 영업위주에 만족하지 않고 로컬은행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개인금융으로의 사업영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해온 결과"라면서 "향후 보다 높은 성장을 위해 인수, 합병 및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회공헌활동이나 사소한 프로모션에서도 인니 KEB하나은행의 현지화 전략이 엿보인다. 최근엔 인도네시아 중앙술레웨이 주 팔루와 동갈라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기부금을 전달했다. 8월엔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에 맞춰 바우처 제공 프로모션도 제공했다. 

인니 KEB하나은행은 현지 지점망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1분기에 뽄띠아낙, 발릭빠빤, 말랑, 수라바야 등지에 총 5곳의 신규 지점을 새로 연다. 현지 전체 영업점의 약 8%에 해당하는 지점을 내년 1분기 중 개설하는 것이다.

◇내년엔 '디지털뱅크' 사업 본격화

최근엔 생체인식이나 인공지능(AI) 등 IT기술 도입 및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뱅킹 부문을 선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핀테크업체 디모(DIMO) 손잡고 QR코드로 '마이하나페이' 를 통한 가맹점 지불거래도 선보인 것도 한 예이다. 허유진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무역관은  "KEB하나은행은 최근엔 생체인식과 인공지능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 도입 및 핀테크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디지털뱅킹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QR코드를 통한 간편결제 '마이하나페이'

더 나아가 인니 KEB하나은행은 최근 디지털뱅크로 탈바꿈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지난 10월 모바일 플랫폼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파이낸셜아시아 간 신주인수계약을 맺은 것. 라인파이낸셜아시아는 OJK의 승인 후 주식대금을 납부하게 되며 인니 KEB하나은행의 지분 20%을 가진 2대 주주가 된다.

인니 KEB하나은행은 이를 통해 현지인들이 익숙한 라인 사용자를 은행 소비자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리테일뱅킹 강화를 통한 저금리성 예금 확대 및 포트폴리오 개선은 물론 라인의 브랜드 역량, 기술, 플랫폼, 콘텐츠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역량 및 전문성 강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 각종 예금과 소액대출, 송금결제서비스 등 사업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라인의 앞선 디지털기술과 KEB하나은행 리테일금융의 결합은 신남방정책 핵심지역인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금융모델로서 미래 은행산업 혁신에 새 바람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soh@segye.com

관련뉴스

ⓒ 세계파이낸스 & segyef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