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코스피 영향 제한적…내년 동결 전망이 증시 떠받쳐

"금리인상 이미 시장에 반영돼…당분간 추가 인상 없을 것"
파월 의장 "현 금리는 중립적 금리 바로 밑" 발언도 긍정적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등 증권시장은 되레 상승세다.

이는 금리인상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데다 내년에 동결 기조 지속이 예상되면서 시장에 상승 동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당초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후 1년만의 금리인상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증시에 부정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시중금리가 뛸수록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쪽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날 시장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이날 오전 10시 13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종가 대비 0.03% 오른 2114.73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도 697.77을 나타내 0.33% 상승했다.

이는 우선 한은의 이번 금리인상이 충분히 예상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선주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 기준금리 1회 인상 정도는 충분히 반영돼 있다"며 "시장이 추가 금리 인상이 없다는 것을 낙관적으로 받아들이면 약세 요인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고점은 10월 금통위 전에 이미 지나 금리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시장금리는 하락할 것"이라며 오히려 금리가 내려가 증시가 활성화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또한 부진한 경기 때문에 한은이 내년에는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2019년 경제금융시장 전망'을 통해 "한은은 이달 금리인상을 단행한 후 상당 기간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 11월에 기준금리를 올린 뒤 내년에는 동결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금리인상은 경기회복을 상징하는 게 아니라 가계부채 부담에 따른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며 “경기 부진이 쉽사리 나아지지 않을 것이므로 내년에는 금리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도 한은이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파월 의장은 "금리가 역사적으로는 여전히 낮지만 경제에 중립적인 금리 범위의 바로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초 금리가 중립금리와 멀리 떨어져 있다고 했던 것과 큰 차이를 보이는 발언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시장에서는 내년 연준의 기준금리가 1회 인상에 그칠 거라는 등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예상이 고개를 들었다.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는 한은에게도 연준 금리를 따라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주며 이는 곧 증시에 긍정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시장에 단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에 안도 랠리가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한은이 가계부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올린 거라는 점을 이미 인식하고 있다”며 “연준의 태도도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seilen7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