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결과,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 줄까

출처=미국하원
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중간선거에서 상원이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 차지하는 구도가 형성됨에 따라 앞으로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이번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라는 점에서 현 행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예산권과 대통령 탄핵소추권을 가진 하원에서 민주당이 8년 만에 다수당으로 올라섬에 따라 미국의 현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설 것이 분명하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상당 부분이 보류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여러 외신은 분석한다.

그럴 경우 일자리가 넘쳐나는 호황을 누리는 미국경제가 앞으로 중장기적인 활황세를 누릴 수 있을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 관심을 받아온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은 어떻게 될까.

미국의 금융전문가들은 중간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11월 동결, 12월 인상이라는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스탠스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간선거 결과가 굳어지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전망은 계속 유효하지만 앞으로 경기 둔화 변수가 연준에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은 불황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은 것이어서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표상으로 미국의 현 경기상황은 매우 좋기는 하지만 일부 둔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 시점에서 민주당이 경기부양예산을 대폭 줄여버린다면 연준이 지금처럼 매파적인 스탠스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게 금융시장의 분석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우리나라 통화당국의 경우도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편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완전히 낙제점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여러 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거나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해 대통형 탄핵문제에서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하원을 뺏긴 최대의 원인이 경제나 외교정책이라기보다는 플로리다 총격사건을 지칭하는 이른바 파크랜드 효과가 표심을 뒤흔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만큼 현재의 스탠스를 지속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로서는 중요한 부분인 대북문제에서 미국이 예전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북한을 달래 왔지만 중간선거를 마친 지금은 북미 고위급회담을 전격적으로 연기하는 등 단호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그동안 완화됐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이로 인해 북미협상이 더 빨라질 가능성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무역분쟁을 일으켜온 중국과의 관계도 기로에 서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빼서 휘두르던 칼을 쉽게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의 비호하에 있는 IT기업들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IT기업들의 경우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번 중간선거 결과를 환영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상하원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이 나눠가질 때 주식과 채권시장이 오름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이 우리 금융시장에 그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불거질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무역문제 등의 추이가 당장 영향을 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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