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내 서울 아파트값 전망과 내 집 마련 전략은?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3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0월 4주(22일 기준) 전국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0.03% 상승했다. 반면 서초구(-0.02%)를 비롯해 강남구(-0.02%), 송파구(-0.04%) 등 강남 3구가 하락세로 전환됐다. 강남 3구가 함께 떨어진 것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값이 하락하는 전주곡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여기저기서 많은 의미들을 붙이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살펴보면 아직 서울 강남권 집값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세가 올라 거래되는 곳들이 많다. 부동산 리서치전문 업체 리얼투데이가 지난 1월부터 10월(26일 기준)까지 서울에서 실거래된 아파트 6만3763건을 조사한 결과, 강남권에서 11개 단지 14개 면적에서 실거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중 층이나 동이 같은 경우는 한 건도 없는 것을 고려하면, 같은 동에서 같은 층에 있는 아파트의 시세가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거래량은 떨어지고 있다. 서울시의 거래량을 살펴보면 1월 1만2572건, 2월 9177건, 3월 9403건, 4월 4484건, 5월 4706건, 6월 5240건, 7월 7054건, 8월 1만4825건, 9월 5148건, 10월 557건 등으로 9월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권역별로도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는 거래량이 9월부터 급감하고 있다. 1월 2240건, 2월 1060건, 3월 1026건, 4월 481건, 5월 460건, 6월 490건, 7월 989건, 8월 2231건, 9월 713건, 10월 67건 등이다.

중소형 비중이 높아 실수요층들이 많이 몰리던 노원·도봉·강북 등 강북 3구 지역도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1월 1594건, 2월 1522건, 3월 1695건, 4월 741건, 5월 813건, 6월 920건, 7월 1202건, 8월 3042건, 9월 1198건, 10월 104건 등이다. 집값이 비교적 저렴해 꾸준히 거래되던 강북권 지역도 10월부터는 거래량이 감소한 상황이다.

이런 수치들로 짐작해 보면 앞으로 서울 집값은 큰 변동없이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다주택자들의 돈줄을 옥죄는 9.13 대책을 발표한 이후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데다 11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까지 시작되면서, 대출규제는 한층 더 두터워 졌기 때문이다.

강력한 대출규제로 인해 자금력이 낮은 실수요층들은 주택을 구매하기가 더 어려워진데다 다주택자들 역시 대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연내에 서울 아파트값이나 거래량 등이 상승곡선을 그릴만한 호재까지 부재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집값은 하향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실수요자들은 앞으로 규제가 까다로워진 만큼 대출과 관련된 자금 상황을 우선 체크해야 한다. 또 과거에도 집값이 안정세에 접어들게 되면 거품이 낀 지역들은 가격이 하락했던 만큼 지역에 대한 판단도 직접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체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으론 서울 주변 신규 택지지구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으로 인해 저렴해진 분양아파트들에게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앞으로 매수자가 우위인 시장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고, 최근 수도권에 입주물량 증가로 금융혜택이나 입주혜택을 주는 미분양 단지들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내 집 마련 타이밍을 여유롭게 잡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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