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했지만…美·中 무역갈등 등 악재 산적

전날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V자 반등 어려워
당분간 조정 장세 지속될 듯…바닥은 2040선 전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폭락헀음에도 코스피지수가 9거래일만에 상승 마감하면서 얼어붙었던 시장 분위기가 다소 풀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국내외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고 당분간 조정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본격 반등하려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해소 등 시장 상승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이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51% 오른 2161.85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9거래일만의 상승세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2.13% 떨어지는 등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했음에도 코스피가 반등한 것은 긍정적이다. 특히 8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2100선 마저 붕괴될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때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상승세는 전날 큰 폭으로 내려간 데 따른 기술적 반등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2월 금리인상에 이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3회 더 올리겠다고 예고한 부분은 브레이크 요인”이라고 평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심리나 수급적으로 코스피의 V자 반등을 확신하기에는 주변 여건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압박 요인에 대한 단계별 해소가 절실하다"며 “코스피가 본격 반등하려면 경기여건에 대한 확신과 기술주의 실적 개선에 대한 신호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여전히 리스크가 산재해 당분간 조정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려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현재 양국의 갈등은 완화 추세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는 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에서 무역정책 관련 해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1월 중간선거를 전후해 미국 정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양국의 무역갈등 해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단순히 무역 불균형만이 아니라 위안화 환율, 지식재산권 등 복잡하게 얽혀 있어 장기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다른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중국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현재의 냉각 구도가 10~20년 더 계속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경제는 크게 침체됐다”며 “나는 원한다면 중국 경제에 더 많은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한편 코스피가 조정 장세에 들어서더라도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허 연구원은 “코스피 2060~2100 수준은 상당한 악재를 반영한 수준”이라며 “그보다 더 떨어질 확률은 낮다”고 예측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의 바닥을 2040선으로 제시했다. 그는 “현재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4배”라면서 “PBR이 마디 선인 0.9배까지 내려간다고 가정할 경우 지수는 2040이 된다”며 이같이 추산했다. 

그는 향후 주요 변수로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시장에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다양한 재료가 존재한다”며 “이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시장 조정의 끝을 예단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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