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남북경협 본격화시 농기계사업 수혜 전망

남북경협 이후 10년간 10만대 농기계 수요 발생 기대
글로벌 농기계 시장 진출…농기계 시장 확대에 주력

유준호 두산인프라코어 엔진BG장(사진 가운데)과 션 양 아르보스그룹 회장(사진 왼쪽), 안드레아 베도스티 아르보스 CEO가 지난 4일 이탈리아 카르피에 위치한 아르보스 본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두산인프라코어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남북경협이 본격 진행될 경우 두산의 농기계사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남북경협 지원안이 본격화되면 농축산물 생산을 위해 농기계, 친환경비료 등 농자재의 안정적인 공급과 생산시설 현대화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우선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북한은 농기계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과 시설을 정비하고 남측 회사가 직접 공장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농기계 분야에서 최근 급성장 중인 두산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북한과의 농업 경제협력이 구체화되면 향후 10년간 10만대 규모의 농기계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경협과 관련된 많은 분야의 업종이 관심을 받고 있고 건설, 철도뿐만 아니라 농업 관련 사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최근 농기계·자재 남북 교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가운데  두산이 관련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두산은 계열사별로 농기계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6년부터 농기계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유수의 농기계 업체와 엔진 공급을 계약한 것은 물론 작년엔 독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으로 진출했다.

이달 초에는 이탈리아 트랙터 생산업체 '아르보스'와 디젤엔진 개발 및 공급을 위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유럽의 Stage-V 배기규제를 충족하는 1.8~3.4ℓ급 G2엔진을 농기계용으로 개발해 2020년부터 6년간 아르보스에 2만7000여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그동안 유럽시장에서 건설기계와 지게차 등에 쓰이는 친환경 고효율 제품인 G2엔진을 판매해 왔다. 이번 LOI 체결을 통해 산업용뿐만 아니라 농업용까지 유럽의 엔진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풀 라인업을 갖추며 사업 확장의 기회를 확보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는 60년간 쌓아온 기술력이 있기에 기술 개발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지 않는다"며 "현재 신흥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유럽시장으로 지속해서 시장을 확장하면 차세대 먹거리로 농기계가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산밥캣도 농기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소형 건설기계로 쌓은 안정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딜러 역량을 기반으로 콤팩트 트랙터 시장에 조기 안착한다는 게 회사측의 구상이다.

두산밥캣은 농기계 전문업체인 대동공업과 손을 잡고 '콤팩트 트랙터' 개발에 돌입했다. 두 회사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 주택 건설 분야에 특화된 기존  소형 건설기계 제품들을 개선시켜 북미 소형장비 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두산밥캣에 따르면 북미 콤팩트 트랙터 시장은 연간 17만대 규모로, 최근 5년간 연평균 6.8%의 성장률을 보였다. 중·장기적으로는 북미 외 다양한 지역으로 판매망을 확대해 기존 제품과 함께 다양한 라인업을 제공해 판매 시너지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두산밥캣은 출시 5년 내 연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콤팩트 트랙터는 세계 소형장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두산 밥캣의 외연 확장에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기존 제품 매출 향상에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과 두산밥캣의 농기계사업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건설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북미와 유럽에선 업계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등극한 것은 물론 매출의 70% 이상이 미국시장에서 창출되고 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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