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웅크린 부동산시장…건설사 분양시기 '고심'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둔화…오피스텔도 분양물량 급감
내년 분양연기 물량도 다수…'미분양 오명' 경계감 ↑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이상현 기자]  지난달 13일과 21일 부동산대책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눈치보기도 치열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이 침체돼 있다보니 섣불리 분양을 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자칫하면 미분양 오명을 쓸 수도 있어 잔뜩 경계하는 분위기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현대건설·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짓는 대구광역시 도남지구 단지 분양일정을 올해 연말에서 내년 4월로 연기했다.

당초 올해 상반기에서 분양이 늦춰졌던 롯데건설의 청량리4구역 재개발단지 '청량리역 롯데캐슬'도 지난달 분양될 예정이었지만 현재 분양이 연기된 상태다.

이 밖에 경남 김해시 내덕지구 A3-2 중흥S-클래스와 경북 포항 장성 e편한세상도 각각 올해말과 내년으로 분양 일정이 늦춰졌다.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우성1차를 재건축해 짓는 '래미안 리더스원'도 분양이 임박했지만 구체적인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략 10월 중순, 늦어도 10월 중에 한다는 것만 정해져 있을 뿐 아직 어떤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분양을 늦추는데는 부동산 대책발표가 이어지면서 분양시장 상황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시장상황에서 굳이 분양을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며 "특히 미분양이 우려되는 지역은 더욱 신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의 분양물량도 줄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분양되는 오피스텔은 전국 9406실이다. △1분기 1만8848가구 △2분기 2만1775가구 △3분기 1만3121가구와 비교해보면 올해 가장 적은 분기 분양 물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도 안되는 지역이나 상품은 아예 청약이 없을 정도로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두차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던 서울 아파트값도 상승폭도 둔화됐다.

부동산114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수도권 주택공급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35%로 직전주(0.51%)보다 줄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정부의 대책발표 직후 매수세가 크게 줄었다"며 "매도자들 역시 매물을 회수하거나 내놓지 않는 움직임이 여전한 가운데 눈치보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부터 연말까지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12만1870가구에 달하지만 한동안 이런 시장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내년으로 넘어가는 물량이 나올 가능성도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는데 만약 분양을 망쳐버리면 해당 단지명이 좋든 싫든 뉴스나 기사를 통해 보도될 수 밖에 없다"며 "건설사나 시행사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에 한동안 눈치를 더 볼 것 같다"고 말했다.

ishsy@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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