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쭉날쭉' 남북경협주 투자 어떻게?

호재 터지고 되레 하락세…가치 기반 옥석 가리기·장기 투자 필요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남북 화해무드로 남북경협주가 주목을 받는 가운데 호재가 터진 날 거꾸로 하락세를 그리는 등 주가 흐름이 들쭉날쭉해 투자자들의 고민이 크다.

전문가들은 테마주에 흔들리지 말고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옥석을 가린 뒤 장기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지난 19일 남북 정상이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는 연내 동해선과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가진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는 한편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도 논의하기로 했다.

남북경협에 희소식임에도 여러 남북경협주들은 이날 거꾸로 내림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남북 경협주로 꼽히는 철도주 현대로템은 전일 대비 2.27% 하락한 3만150원을 기록했다.

그 외 현대건설(-2.84%), HDC현대산업개발(-4.19%) 등 건설주와 성신양회(-3.92%), 쌍용양회(-3.08%) 등 시멘트주도 부진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푸른기술(-1.73%), 대아티아이(-0.65%), 에코마이스터(-1.47%) 등 남북경협 관련주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SK증권이 설정한 44개 남북경협주는 평균 3.8% 하락했다. 상승세를 보인 종목은 겨우 3개뿐이었다.

20일에는 남북경협주의 희비가 갈렸다. 이날 현대로템은 0.66% 오른 3만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성신양회(+3.67%)도 강세였다.

반면 현대건설(-0.46%), HDC현대산업개발(-4.03%), 쌍용양회(-0.48%) 등은 약세였다.

이처럼 들쭉날쭉한 흐름은 투자자들을 당황케 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구도로 볼 때 남북경협주는 올해 꽤 올랐다. SK증권에 따르면 44개 남북경협주는 연초 이후 평균 63%나 급등했다. 100% 이상 뛴 종목만 12개나 된다.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모두 크게 떨어진 걸 감안하면 놀라운 상승폭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남북경협 호재가 주가에 선반영됐다가 실제로 호재가 터진 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세를 보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미 여러 남북경협주의 주가가 많이 상승한 만큼 앞으로도 계속 전망이 밝을지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테마주에 휘둘리기보다 기업가치를 냉정히 따져서 옥석 가리기를 한 뒤 장기투자를 할 것을 권한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마주는 그 특성상 하락 흐름일 때 낙폭이 매우 클 수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가치를 따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남북경협의 구체성이 높아지는 만큼 실질적인 수혜를 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경협주를 코어주와 모멘텀주로 나눠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코어 남북경협주는 밸류에이션이 저점이거나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미관계와 대북 재제 해제 여부도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결국 남북경협은 북미관계의 정상화 및 이를 통한 북한 제재 해제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차후에도 유엔총회, 미국 중간선거,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여러 이벤트가 남아 있으며 이벤트 결과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여지가 높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양공동선언 내용 중에도 미국이 상응한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등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이 담겨 있다"며 “미국이 긍정적일수록 남북경협주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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