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수주 낭보에도 연말까지 해외건설시장은 '먹구름'

이달 해외건설 수주액 22.1억 달러로 전년 대비 7% 증가
중동지역 수주 감소·이란 제재 영향 등으로 전망은 어두워

연도별 해외건설 수주액, 자료=해외건설협회

[세계파이낸스=이상현 기자] 올해 9월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늘어났지만 이후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는분석이다.

그동안 해외건설시장에서 손실을 입은 건설사들이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주력시장인 중동시장의 수주 부진, 메르스 리스크, 미국의 이란 제재 등 대외 시장의 불투명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해외건설협회 자료를 보면 이달까지 해외에 진출한 국내건설업체의 수주금액은 22억826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58억8407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삼성물산 34억6186만달러 △SK건설 27억2921만달러 △현대엔지니어링 19억963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3월 베트남에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며 첫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했고 포스코건설도 자사의 아파트 브랜드인 '더 샵'을 필리핀에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선전 속에 해외수주도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5일을 기준으로 통산 해외건설 수주액 누계가 8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6월 7000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이다.

수주낭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주력시장인 중동에서의 성과가 부진하다는 점은 여전히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의 자료를 보면 저유가 등으로 지난 2015년 해외건설수주 누적 7000억 달러를 달성한 이후로 아시아에서의 수주가 중동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중동에서의 수주 비중은 1.7%포인트 하락했고 아시아는 1.9%포인트 상승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력시장인 중동·플랜트 발주량이 감소함에 따라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는 민관협력 투자개발형 사업 발주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등 시장이 변하고 있어 이 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우리 기업은 참여에 신중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SK건설이 라오스에 건설한 댐이 붕괴되면서 국내 건설사의 신뢰도가 하락했고, 미국의 이란제재 본격화로 국내 건설사의 이란진출이 불투명해지는 악재도 맞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중반까지는 분위기가 괜찮았지만 지금은 대외시장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요인 등으로 연말까지 해외건설시장의 분위기가 반등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해외건설 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건설회사의 해외수주는 정체돼 있다"며 "시장의 문제라기 보다는 2013년부터 이어진 해외사업의 손실로 구조조정 및 보수적인 수주전략이 지속되면서 해외수주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에 주요 프로젝트의 낙찰 결과가 집중돼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주요 프로젝트의 낙찰결과가 연말에 집중돼 있고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의 공격적인 생산 설비 투자 기조 확대, 국내외 에너지 업체들의 신증설 확대를 고려하면 국내외 플랜트 발주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ish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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