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 '연봉킹' 향해 질주하는 정유·화학사

정유사, 정제마진 상승·PX 호조 덕에 상반기 급여 1억 육박
석유화학업계도 상반기 급여 5천만원대…연봉 1억 넘을 듯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올해 정유·화학사들이 '임직원 연봉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바닥을 찍던 정제마진(정유업체가 원유를 정제해 남기는 이익)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데다 파라자일렌(PX) 시황까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정유사 직원들은 올 상반기 1억원에 육박한 급여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가 올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로 89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평균급여가 1억5200만원이었는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SK인천석유화학도 올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8800만원, SK종합화학은 8600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이는 지난해 8300만원보다 많은 액수다. 작년 연봉이 각각 1억4200만원, 1억30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에 작년보다 많은 연봉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평균 급여는 전년보다 9.2% 늘어난 7100만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3조2343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올초에 월 기본급의 1000%에 해당하는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했다.

에쓰오일의 1인당 평균 보수는 766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4만원 늘었다. GS칼텍스는 전년 동기 대비 962만원 오른 7066만원을, 현대오일뱅크는 300만원 상승한 4600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석유화학업체들도 상반기 5000만원대 수준의 급여를 받았다. 지난해 유일하게 억대 연봉을 기록했던 한화토탈(1억2100만원)의 올 상반기 평균 보수는 5200만원이다. 작년 상반기 평균 급여는 4800만원이었다.

한화케미칼의 올해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는 5273만원이고 LG화학 4600만원, 롯데케미칼 4100만원 순이다.

하반기 정유 산업의 실적 호전까지 예상되면서 정유화학업계의 연봉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제마진 추가상승이 가능해 하반기 정유·화학사들의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마지막주 정제마진(복합기준)은 8.3달러로 한 달 만에 62%(3.2달러)가 상승했다. 지난달 평균 정제마진은 6.56달러를 기록했다.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분기 정제마진의 1달러 상승은 약 100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있다.

또 상반기 부진했던 PX 스프레드가 7월부터 강세를 보이면서 정유사들의 실적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PX는 정유사 이익의 3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부문의 핵심 제품이다. PX 가격과 원재료 나프타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PX-나프타 스프레드는 지난 7월 358달러에서 지난달 534달러로 49.2% 올랐다. 스프레드가 클수록 기업이 얻는 이익도 커진다.

jhy@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