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알맹이 없는 부동산 빅데이터 정보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
최근 주택시장에서 빅데이터(BIG DATA)라는 용어가 자주 눈에 띈다. 4차 산업혁명이 떠오르면서 정보통신 기술의 트랜드가 다소 늦은 부동산 분야에도 빅데이터란 용어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국립중앙과학관 자료에 따르면 빅데이터는 기존 데이터와 차별되는 방대한 데이터로 기존의 방법, 도구로는 분석이 어려운 비정형 데이터를 의미한다. 좀 더 풀어서 이야기해보면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워낙 방대하다 보니 빅데이터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이다.

빅데이터의 형태도 수치와 문자, 동영상, 위치, 이동경로, SNS, 웹사이트 등을 비롯해 인간의 행동과 생각, 사고 등을 나타내는 굉장히 폭넓고 다양한 데이터로 구성된다.

이런 빅데이터를 통해 세대별, 지역별, 성별 트랜드나 생각, 행동 등을 분석하고 예측할 수도 있다. 부동산에 접목한다고 가정하면 상권마다 잘되는 업종과 선호하는 트랜드를 분석하거나 미래에는 세대별, 성별, 지역별로 어떤 업종이나 상품이 인기를 끌지 예측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부동산 정보를 주로 다루는 앱(APP)이나 웹사이트 등에서 빅데이터를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빅데이터라는 용어를 홍보에 사용함으로써 트랜디한 부동산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세련된 이미지를 부각하고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고급정보가 우리한테만 있다는 인식을 각인 시키기 위함이다.

하지만 부동산 정보시장에서 실제로 빅데이터를 사용하는 곳은 아주 극소수일 뿐이다.

실제로 대다수의 부동산앱(APP)이나 웹사이트를 들어가보면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이라기보다 통계청이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한국감정원, 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을 한곳에 모아놓는 사례가 오히려 더 많다.

그나마 이런 정보라도 잘 모아서 보기 편하게 만들어 놓으면 다행이지만 심지어 유료로 정보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하는 기본 정보마저 부족한 곳들도 있다.

만약 실제로 아파트 구입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어떤 정보가 나와야 할까? 전문가들이 정의한 빅데이터 의미로 보자면 나의 연봉과 연령, 출퇴근 경로, 성향, 오래 머물러 있는 지역, 소비패턴, 주변 아파트에 비해 집값동향 비교 등 다양한 정보들을 분석해 나에게 위치와 가격 등의 면에서 최적화된 아파트를 추천해줘야 하는 것이 빅데이터를 통한 분석이다. 단순히 기존에 있는 정보를 나열해 정리해 놓는 수준이라면 위에서 정보통신 전문가들이 정의해 놓은 빅데이터와는 전혀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빅데이터라는 단어를 상술로 이용하고 과장해 부동산 상품을 홍보하고 파는 앱이나 웹사이트에는 책임을 묻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평범한 상품이 마치 특별한 상품처럼 포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부동산에 투자하고픈 사람들이 넘쳐나는 시장에서 세련된 것처럼 위장한 정보와 과장된 홍보를 통해 매물을 파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기획부동산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다양하고 어마어마한 정보 속에 살고 있는 실수요자들이라도 “부동산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아날로그적인 사고방식이 아직까지 부동산에서는 필요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