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어떻게] 한화건설,상반기 영업이익 118% ↑ '깜짝 반등'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본궤도 오르며 영업이익 개선
"국내외 수주 여세 몰아 올해 3.3조 수주 목표 달성할 것"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신화를 일궈낸 사람과 기업들을 보면 그 노하우와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최고라는 타이틀은 결코 우연히 얻어지는 게 아니다. 최고가 된 이들은 숱한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다.

세계파이낸스는 성공한 기업 또는 인물들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은 무엇인지, 그들만의 노하우와 비결은 무엇인지 [왜/어떻게] 시리즈를 통해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이상현 기자] 한화건설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인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 실적반등에 성공했다.

한화건설은 상반기에 비상장건설사 중에서는 가장 높은 영업이익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수주가 전무했던 해외건설사업에서도 순위권에 재진입했다.

지난해 실적부진을 겪었던 한화건설이 올해 어떻게 반등에 성공했는지 살펴봤다.

◇ 상반기 비상장건설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 상승률

1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비상장 건설사 5개사(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크게 개선된 건설사는 한화건설로 나타났다.

한화건설은 올해 상반기 16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기간(779억원) 대비 118%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로는 5개 건설사 중 가장 높다.

한화건설에 이어서는 SK건설과 롯데건설 순으로 각각 71%, 18%를 기록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심각한 실적부진을 겪었다. 2017년 한화건설의 영업이익은 848억원으로 2016년 대비 33.28% 감소했다. 이는 해외 플랜트 사업장의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올해는 영업이익의 증가와 함께 매출도 늘었다.

한화건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 6077억원으로 지난해(1조4957억원)대비 7.49% 증가했다.

매출액 변동률로는 SK건설(12.19%)과 롯데건설(9.13%)에 이어 세번째다. 포스코건설은 2.61% 증가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10.87% 감소했다.

해외건설 프로젝트 중 최대금액 규모인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사진=한화건설


◇ 해외건설 최대 규모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본격화

한화건설이 상반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해외건설 최대 규모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공사가 본궤도에 오른 덕이 컸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2년 총 8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15년에는 21억달러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공사를 추가로 수주했다. 누적으로는 100억달러가 넘는 규모로 한화 약 11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공사가 정상화되기까지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지난 2014년 이라크와 수니파 반군 이슬람 국가(IS)의 내전 영향으로 IS가 이라크 북부지역을 점령하면서 현지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철수하는 등 현지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화건설은 철수보다는 상황이 호전될까지 기다렸다. 
하는 수 없이 자원투입을 최소화하며 공사 속도를 늦췄다. 자연스레 내전에 따른 유동성 악화와 강진 등의 영향으로 대금 지급도 미뤄졌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한화건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공사를 이어왔고 이러한 결정이 신용과 의리의 대명사로 알려지면서 이라크 국민들의 신뢰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을 지키는 한화건설 임직원들의 모습은 현지 직원에게도 감동을 줬다. 한화건설 이라크 건설단 PC공사팀에서 조감독(Assistant Supervisor)으로 일했던 오사마 아야드씨는 내전이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는 한화건설 직원들의 모습을 에세이에 담기도 했다.

지난해 말 비로소 이라크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의 종전을 선언하면서 올해는 사업속도에 본격적으로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기다림의 보상도 따라왔다. 지난 1월  하이데르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를 만나 이라크 국영은행장들에게 안정적인 공사대금 지급을 위해 한화건설과 협력할 것을 지시하고 정부 차원의 협조도 약속했다.

한화건설은 앞으로 여의도의 약 6배 크기인 약 550만평의 부지에 10만80가구 규모의 주택공사와 294개의 교육시설을 비롯해 병원, 경찰서, 청소년 문화센터 등 사회인프라시설을 짓게 된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8개 타운, 59개 블록, 834개 동으로 구성된 신도시가 탄생할 전망이다.

한화건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신도시 건설공사의 33.7%, 사회기반시설 공사의 14.7%가 완료됐다. 지난달에는 올해 상반기 공사대금인 약 1869억원을 수령하며 현재까지 전체 계약 금액의 약 36% 수준인 4조원 가량을 받아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이제부터는 매출이 급증하는 구간으로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통해 당분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대금 수령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보수적으로 접근한 비스마야 공사가 빠르게 정상화 될 경우 연간 실적 및 지분가치 상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해외 신도시 건축사업 강화·국내 대규모 복합개발사업 수주 집중

한화건설은 이같은 실적개선세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그동안 부진했던 해외사업을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3조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지만 지난 2016년과 비교하면 14.3%나 줄었다.  수주사업도 모두 국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외사업 프로젝트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한화건설이 해외사업 수주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해외사업 실적도 하향 추세를 보였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15년 한화건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5억9161만달러로 업계 7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16년에는 4억7525만달러를 달성하며 업계 14위로 밀려났다.

수주실적이 없던  2017년에는 순위권에 들지도 못했다.

반면 올해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이달까지 한화건설이 수주한 해외사업 규모는 2799만달러로 해외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 중 38위를 기록중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한화건설의 수주잔고는 약 16조2599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17조9688억원)보다는 약 9.51% 줄어든 수치다.

한화건설은 올해 국내사업과 해외사업에서 당초 계획된 수주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건설은 지난달 용인 동천 주상복합 개발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이달에는 서울여성병원 복합개발 신축공사를 수주하며 신규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익산 부송 꿈에그린 △미사강변 오벨리스크 △노원 꿈에그린 등의 사업지에서 분양을 진행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해외 신도시 건축사업 부분을 강화하고 국내 대규모 복합개발사업 수주에도 집중해 올해 3조3600억원의 수주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sh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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