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거래일 연속 상승세 코스피, 장기 상승 흐름 타나?

IT 등 단기 반등에 그칠 듯…美中 무역전쟁 등 불안요소 ‘뚜렷’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코스피지수가 오랜만에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장기적인 상승 탄력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반도체 등 수출 호조, 미국 경제의 호황, 코스피 저평가 등은 우호적인 신호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 신흥국 불황, 금리인상 등 대내외적인 변수가 많아 미중 관계 혹은 북미 관계가 뚜렷한 진전을 보이기 전에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7% 오른 2299.3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6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2300선에 근접했다.

지난 7월초부터 두 달 가까이 코스피지수는 2200대에 갇혀 있었다. 잠깐 230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곧 다시 고꾸라지기를 반복했다.

이번에는 꽤 오래 상승 흐름을 타 투자자들 사이에 기대감이 고조되는 중이다. 현재 호조의 주된 이유로는 미국의 경제 호황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 4.1%에 달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완전히 벗어난 기색이다.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차후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의 호황이 두드러질수록 세계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이는 곧 국내 기업의 수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산업통상자원부 집계)은 총 2967억9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6.3% 늘었다. 특히 반도체는 수출액이 612억7000만달러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 코스피가 저평가된 상태란 점도 매력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 1배 수준(약 2220포인트)에서 반등세가 뚜렷하다”며 그 아래는 저평가 상태임을 지목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 상승세는 과도한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며 “ 2400선 돌파까지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의 높은 대외노출도와 민감도, 실적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현재 흐름이 추세 반전 성격보다 기술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IT하드웨어나 내수주 중심으로 단기 투자를 권했다.

이 연구원은 주된 불확실성 요소로 △미국과 타국의 경기 흐름 차등화 △미중 무역전쟁 △신흥국 정정 불안 등을 꼽았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의 강경한 자세로 인해 미중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하다”며 “터키와 베네수엘라 등 신흥국 불안 요인까지 가세했다”고 염려했다.

지난 22~23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은 차관급 무역협상을 실시했으나 서로 간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다. 다음달에는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3차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달에도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미 간 금리역전폭이 너무 커지는 것은 한국은행이 내버려둘 수 없기에 10월이나 11월쯤 결국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리인상은 증권시장에 좋지 않은 소식이다.

아울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 소식도 증시에 부정적이다. 이날 코스피에서 남북경협주가 대거 포함된 건설업 주가는 2.96%, 비금속광물은 4.05%, 기계는 2.26%씩 각각 하락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률이 4.3%에 그쳐 지난해의 13.7%보다 대폭 낮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전망치 밴드를 2300~2800에서 2250~2680로 하향조정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예상치도 9.5%로 낮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 해소나 북미 관계의 개선 등 확실한 이벤트 없이는 증시의 대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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