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로 수익 개선 꾀하는 정유4사

석화사업 확장·협업 및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 확대 기대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전경
정유사들이 비정유 부분을 강화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외부 변수로 하락할 경우 등을 대비해 일정한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2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사업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2011년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 SK인천석유화학을 사업지주회사 체제로 구축해 비정유 사업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화학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미국 다우 사의 에틸렌 아크릴산 사업 인수, 일본의 JX에너지와 협업해 파라자일렌(PX)을 생산하는 울산아로마틱스(UAC) 출범, 중국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시노펙과 합작해 '중한석화'를 설립하는 등 화학 분야의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2016년부터 국내 배터리 생산 거점인 서산에 중대형 배터리 신규 공장과 제2공장동을 건설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산 제2배터리 공장에 7호 생산설비 증설을 결정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중국 정부의 한국 배터리사 견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5월 중국 현지에서 배터리 사업을 맡을 법인인 '블루 드래곤 에너지'를 설립하고 864억원을 출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는 수주받은 물량에 맞게 공급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증설되는 대로 풀가동되고 있다"며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는 2020년 이후에는 중국의 배터리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GS칼텍스도 비정유 사업에 2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 전라남도 여수시와 투자협약을 맺고 올레핀 생산시설을 짓는 등 석유화학사업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설계 작업 중인 여수 공장은 연간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규 포트폴리오 구축이라는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것"이라며 "석유화학 제품군으로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연간 4000억원 이상의 추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2014년부터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잔사유 고도화설비(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ODC)의 상업 가동을 하반기에 추진할 전망이다. RUC는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를, ODC는 RUC로부터 생산되는 원료를 활용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다.

현재는 제품 출하를 멈춘 상태지만 본격적으로 RUC·ODC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연간 48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연간 PP는 40만5000톤, PO는 3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전유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RUC 가동이 정상화되면 ODC에서도 제품 생산이 가능해진다"며 "이 프로젝트가 재가동되면 올 3분기 말부터 4분기 초에 걸쳐 상업생산 및 매출 인식이 시작된다. 하반기부터 투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내년에는 더욱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5월 롯데케미칼과 손을 잡고 2조7000억원을 들여 '현대케미칼'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 신설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케미칼의 HPC는 납사 투입 비중을 40% 이하로 최소화하면서 납사보다 저렴한 탈황 중질유와 부생가스, LPG 등 정유 공장 부산물을 60% 이상 투입해 기존 NCC 대비 원가를 낮춰준다. 현대케미칼은 2016년 11월부터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해 1년 만에 지난해 매출 3조37736억원을 기록해 국내 매출액 상위 161위에 오르기도 했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종합에너지 기업 비전을 달성하는 데 역사적인 획을 그을 것"이라며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2017년 33%에서 2022년 45%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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