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협상 중 美연준, 기준금리 추가 인상하나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변수 될 전망
제롬 파월 잭슨홀 연설에 이목 집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백악관에서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을 의장에 임명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캡처
세계경제를 뒤흔든 미중 무역전쟁이 협상에 들어간 사이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까.

만약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한다면 신흥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큰 혼란을 일으킬 변수가 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오는 23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잭슨홀 회의에서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잭슨홀회의는 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과 정책 당국자, 학자들이 모여 통화정책과 글로벌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행사이다.

파월 의장은 이 심포지엄에서 24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4일 오후 11시)에 '변화하는 경제의 통화정책'을 주제로 연설하며 과거 연준 의장들과 마찬가지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할 전망이다.

그의 연설에 글로벌 금융권과 시장 관계자들이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최근 급변하는 상황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협상으로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터키위기로 신흥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그동안 약달러를 내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우리 경제는 어느 때보다 좋다"면서 "전에 없이 드물게, 우리의 소중한 달러로 돈이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달러화 강세를 지지하는 듯한 그의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달러화 약세를 지지하면서 연준의 추가금리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것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본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앞으로 상반된 발언이 나오지 않는다면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인상을 용인하는 듯한 분위기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비난하는 발언을 한 영향 때문인지 지난 1일(현지시간)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어쨌든 연준 차원에서 본다면 대통령에 대한 부담을 없어진 것으로 보고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추가 기준금리 이상이 확실해진다면 신흥국의 펀더멘털에 대한 새로운 스트레스테스트가 될 수밖에 없다.

터키위기로 인한 여진이 계속되는 와중이어서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인상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더 큰 타격을 가져올 것이 확실시된다.

이로 인해 외국 투자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뿐 아니라 달러화 강세로 인해 달러화 표시부채의 부담이 가중되는 등 부정적 영향은 크게 2가지 경로로 나타날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신흥국들의 정부와 기업, 금융사가 차입한 달러화 표시 부채 중 2025년말까지 만기도래하는 규모가 2조70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 주요 국가들도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응하는 전략을 펴나가고 있다.

미국과 무역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해온 중국은 물론 일본조차 미국 재무부 채권 보유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금리가 인상된다는 것은 채권 가치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전에 외환을 확보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나라들과 통화스왑을 새롭게 체결하거나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및 금융당국도 모니터링을 강화함과 동시에 실질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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