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 면세점 도입, 누가 웃고 누가 우나?

출국장·시내·기내면세점에 타격…"면세점 경쟁 치열"
중소·중견기업 입점만 허용할 경우 영향 제한적 전망도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입국장 면세점' 도입 검토를 지시하면서 실제로 입국장 면세점이 허용됐을 때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이미 면세사업을 하는 업체에는 부정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정된 면세 시장에 입국장 면세점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입국장 면세점이란 공항이나 항구 등에서 출입국 심사대를 넘어 국내로 들어오는 공간에 설치되는 면세점을 뜻한다.

현행법상 해외로 출국할 때만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지만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출국장, 입국장에서 모두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바뀐다.

입국장 면세장을 설치함으로써 빠르게 늘고 있는 해외 소비를 국내로 유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주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국내 소비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해외 소비만 늘면서 면세점 입국장을 통해 해외 소비를 국내로 돌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뿐만 아니라 출국장 면세점에서 구매한 물건을 여행하는 동안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하지만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출국장 면세점, 시내 면세점, 항공사 등과 같은 기존 사업자의 영업에 미치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논의되는 입국장 면세점 부지 면적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에서 각각 380㎡, 326㎡이다. 예상 매출액과 연 임대료는 각각 1000억원, 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입국장 면세점이 개점된다면 기내면세품을 판매하는 항공사와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업체 매출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실제로 실현된다면 면세점 간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시내 면세점과 출국장 면세점에 부정적"이라며 "입국장 면세점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에 놓이는 기내면세점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입국장 면세점에 중견·중소기업 입찰만 허용된다면 예상보다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중소·중견기업의 상품 MD(상품기획) 소싱 역량을 고려하면 기존 사업자에 미칠 영향이 제한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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