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에 경고음 커지는 대한민국호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대한민국호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이미 이달 들어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내수마저 둔화되는 가운데 이같은 충격은 우리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대중 수입의 절반에 달하는 2000억 달러(약 223조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 G2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500억 달러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에 중국이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로 맞대응을 천명하자 그보다 4배 많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해 재보복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 부분 의존해 상품을 수출하는 신흥국들의 피해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주요 품목의 수출 규모를 합산한 결과, 멕시코가 802억 달러(89조9000억 달러)로 가장 크고 한국이 570억 달러(63조9000억 원)로 두 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전쟁의 여파가 아직 미치기도 전인 이달 들어서 우리나라 수출은 이미 감소세를 보이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7월 1∼10일 수출액은 14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9% 감소한 반면 수입은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20% 가까이 급증했다.

이 와중에 글로벌 무역전쟁의 영향이 가시화된다면 75개월간 지속되어온 경상수지 흑자 기조에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수출이 우려되고 있다면 내수는 이미 둔화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의 내수 증가세가 약화됨에 따라 경기개선세가 완만해지고 있다고 지난 10일 밝힌 바 있다.

5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1.0% 줄며 두 달째, 설비투자는 3.2% 줄며 3개월째 각각 감소했다.

특히 취업절벽은 심각한데 올해 상반기 취업자 증가폭은 14만2000명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하반기 이후 어려웠던 상황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둔화되거나 감소세로 돌아선다면 올 경제성장률 3%는 고사하고 그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할 때 지금이 경제위기를 우려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과거 여러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쌓은 노하우와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문가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은 당시 정부가 외부와 내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여러 면에서 경직된 정책을 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13일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범부처회의가 열린다. 여기서 유연하면서도 근본적인 대책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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