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韓 신용등급 그대로…"지정학 불확실성 여전"

출처=문화관광체육부
북미정상회담 개최 이후 한반도 긴장이 크게 완화됐지만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한다고 18일 밝혔다. 등급 전망도 이전과 같은 '안정적'으로 결정했다.

무디스는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직후인 지난 13일 한국 신용등급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현재 한국의 신용등급은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으로 각각 세 번째로 높은 'Aa2', 'AA' 등급이며 피치의 경우 네 번째로 높은 'AA-'등급이다.

무디스는 "과거 북한을 둘러쌌던 긴장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하고,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평가를 "보통(moderate)"으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됐지만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이 없고 북미 관계는 여전히 예측이 곤란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한반도의 무력 충돌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비핵화의 범위와 속도, 주한미군 문제,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 등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와 관련해서 무디스는 "한국의 거대하고 다각화된 경제는 국제적 충격에도 계속 탄력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한국의 국가 재정이 견실하게 유지되고 지속적 구조 개혁 이행에 따라 더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성장 잠재력 감소를 제약 요인으로 들었지만, 혁신에 대한 투자가 생산성을 증대시켜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고 있지만 수출 다변화와 높은 경쟁력 등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도 대외 건전성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재벌의 큰 영향력 등 부패에 대한 통제 수준이 선진국보다 더 낮다고 지적했다.

고령화에 대한 정부의 총체적 대응도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놨다.

앞으로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견조한 펀더멘털과 높은 재정·대외 건전성, 최근 한반도 긴장 완화 등을 우리 경제의 강점으로 꼽았다.

반면 급격한 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구조 개혁 실행, 여전한 한반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 등을 도전 요인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안, 북한의 고립 중단 등 실질적이고 비가역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전쟁 위협이 감소하면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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