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예보료율, 2년 후엔 어떻게 되나?

3년 간 등급평가 안 해…은행 2등급인 0.08% 적용
예보, 인터넷은행 조기 안착 유도에 무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향후 어떤 수준의 차등보험료율 등급을 부여받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영업기간이 1년 남짓에 불과한 인터넷전문은행은 평가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출범 3년 간 등급평가 대신 표준보험료율(2등급)을 적용받고 있다.

차등보험료율제는 부보금융회사별로 다른 위험의 정도를 반영해 보험료 납부의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2014년부터 시행됐다. 예금자보호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모든 부보금융회사가 평가 대상이다. 올해 예금보험공사가 평가결과를 통보한 부보금융회사는 총 269곳으로 이들은 1조 7800억 원의 보험료를 내게 된다. 업권별 표준보험료율은 △은행 0.08% △보험·금융투자 0.15%, △저축은행 0.40%으로, 부보금융회사의 경영 및 재무상황에 따라 1~3등급으로 나뉜다.

예보는 일단 인터넷은행에 대해선 출범 3년 간 차등보험료율 등급평가를 실시하지 않는다. 차등보험료율 평가 시 은행권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외국계은행의 국내지점을 각각 따로 묶어 등급을 매기는데, 인터넷은행엔 별도의 평가 없이 표준등급인 2등급을 부여한다. 출범 초기라 딱히 평가할만한 기준을 두기가 모호해 중간등급을 주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진다. 2019사업연도 차등평가결과를 발표하는 2020년 6월 이후엔 인터넷은행의 평가등급 유예기간이 끝난다. 예보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적절한 평가모형을 마련해야 한다. 즉 신용리스크·유동성리스크·운영리스크 등을 제대로 살필 만한 평가 기준을 만드는 게 숙제다. 예보는 지난해 초 리스크관리부에 복합금융분석팀을 신설해 △금융지주 등 금융그룹 관련 분석 △인터넷은행에 관한 사항 △금융기술에 관한 사항을 살피고 있다. 

자료=예금보험공사
만약 향후 마련될 인터넷은행 평가모형이 인터넷은행의 위험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 타 부보금융회사와 예보료율 형평성 문제는 물론 차등보험료율제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 있다. 일례로 지난 2016년 한 금융협회는 금융당국에 차등보험료제도 재검토를 건의하면서 "금융기관의 위험수준을 정확히 반영하는 적정보험료율의 설정이 쉽지 않다는 게 차등보험료율 제도의 한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대로 지나치게 깐깐한 잣대를 들이댈 경우 난산(難産) 끝에 태어난 인터넷은행이 시장에 조기 안착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재 예보의 차등보험료율제는 부보금융회사의 위기대응능력 등 5개 분야의 평가항목에 대해 100점 만점의 절대평가 실시 후 1~3등급으로 구분한다. 기본적으로 재무제표와 비재무제표가 각각 80점, 20점으로 총 100점 만점이다. 재무제표는 위기대응능력, 건전성관리능력, 손실회복능력 등 금융감독원이 금융기관 경영실태평가 때 들여다보는 지표를 적용한다. 비재무제표 20점 중 15점은 기본평가를 뒷받침하는 보완재무제표로 해마다 바뀔 수 있는 위험요인을 분석해 예보가 직접 선정한 지표이며, 나머지 5점은 금융당국의 검사지적사항, 금융사고 등 완전비재무제표다.

현재 부보금융회사의 보험료율은 표준보험료율에 등급별 할인·할증폭을 곱해 계산된다. 은행권의 경우 표준보험요율이 0.08%인데, 1등급을 받으면 5%를 할인한 0.076%, 3등급을 받으면 5%가 할증된 0.084%의 예보료율이 적용된다. 즉 탄탄한 금융회사에 예보료를 덜 매기는 셈이다. 예보료 등급별 할인·할증폭은 현행 ±0.05%에서 2019~2020년엔 ±0.07%, 2021년 이후엔 ±0.10%로 커진다.

예금보험공사 전경. 사진=오현승 기자

예보는 갓 탄생한 인터넷은행이 시장에 빠른 시일 내에 자리잡도록 하는 데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예보 복합금융분석팀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재무제표는 예금과 대출 등 매우 단순하다"며 "두 인터넷은행이 약 3년 후 흑자전환을 염두에 두고 출범한 만큼 일단 시장에 조기에 안착하도록 지원하는 입장에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보 리스크관리부의 또 다른 관계자도 "인터넷은행은 자기자본, 영업비 부담, 적자지속 등 경영환경이 일반 은행에 비해 아직은 열위에 놓여 있다"며 "인터넷은행이 어느 정도 시장에 안착한 후라야 등급평가의 진정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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