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어떻게] GS건설, '내실 위주' 전략으로 주택사업시장 장악

연간 분양물량 3만여 가구로 민간건설업체 중 1위
해외건설사업 부진 속 국내 주택사업이 실적 견인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신화를 일궈낸 사람과 기업들을 보면 그 노하우와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최고라는 타이틀은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최고가 된 이들은 숱한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다. 세계파이낸스는 성공한 기업 또는 인물들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은 무엇인지, 그들만의 노하우와 비결은 무엇이었는지 [왜/어떻게] 시리즈를 통해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GS건설은 3년 연속 매출 10조원 돌파, 창사이래 최대 매출액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 1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는 이어졌다. GS건설의 1분기 성적은 매출 3조1270억원, 영업이익 3900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8%,  561.0% 늘었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창사 이래 최고 기록를 세웠다.

하지만 GS건설이 이처럼 흑자 성적을 이어온 것은 몇년이 채 되지 않는다. 지난 2013년만 하더라도 GS건설은 해외사업 부실로 9355억원 적자를 기록했었다.

GS건설이 실적 개선에 성공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자이 로고, 사진=GS건설

◇ 해외수주 부진에 국내주택사업 집중…대형건설사 최초 단독주택브랜드 론칭

GS건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중의 하나가 국내주택업의 호조다. 최근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해외건설 수주가 지지부진한 반면 국내주택사업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실적이 좋았다.

GS건설 역시 해외건설 수주에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2015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55억4283만 달러로 국내 업체 중 3위를 기록했지만 2016년 20억9518만달러(5위), 2017년 14억7177만달러(9위)로 수주액과 순위 모두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국내주택사업에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GS건설의 2015년 분양가구수는 2만 1479가구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전국 21개 단지에서 2만4345가구를 분양하며 민간건설사 중 최대 수준의 물량을 공급했다.

올해는 분양물량이 더 늘었다. 올해 GS건설이 분양할 물량은 총 3만164가구로 사업지만 전국 25곳에 달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3.9% 증가했다.

이는 올해 약 2만5000여가구를 분양하는 대우건설보다 5000여 가구 더 많은 수준이며 SK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삼성물산의 올해 분양예정물량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형건설사로는 처음으로 시니어주택 사업, 단독주택사업에도 뛰어드는 등 주택사업 다각화도 꾀했다. 

2016년 처음으로 시니어주택 단지를 공급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국내 대형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단독주택 브랜드 '김포 자이더빌리지'를 론칭했다.

GS건설측은 "아파트 위주의 주택사업에서 벗어나 사업영역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GS건설의 이같은 전략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존 단독주택 형태의 단지에 아파트 수준의 커뮤니티시설과 스마트시스템, 보안시설 등의 편의시설이 적용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김포 자이더빌리지는 평균 33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4일만에 완판됐다.

아파트 공급물량이 늘면서 청약성적도 좋아졌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지역 청약자 총 29만6461명 가운데 64.5%에 달하는 10만5311명이 GS건설의 '자이'브랜드 아파트에 청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부문의 매출도 다른 부문과 비교할 때 증가했다. 2002년 GS건설의 주택부문 매출은 7800억원이었지만 2010년에는 2조 3500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2016년 건축·주택부문의 영업이익은 6542억원으로 플랜트(-4561억원), 인프라(-35억원), 전력(-451억원) 등과 비교하면 대조적이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부동산시장조사업체 부동산114와 닥터아파트가 뽑은 아파트 브랜드대상에서도 '자이'브랜드는 1위를 차지했다.

◇ "해외사업 리스크 줄이면서 국내주택사업에 집중"

GS건설은 올해에도 해외 사업 리스크를 줄여나가면서 국내 주택사업 위주로 내실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GS건설은 그동안 해외플랜트 사업장에서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준공된 약 2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플랜트 공사는 당초 2015년 8월경 마무리됐어야 했지만 발주처가 현지 상황 변화에 따른 설계변경에 대한 비용증가분 대금지급을 지연하면서 당초 예상됐던 공정의 절반 정도밖에 마무리짓지 못했다.

이에 공사 중단과 진행을 놓고 GS건설 내부에서도 고민이 깊었지만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고 2017년 여름에는 라빅 플랜트 공사가 마무리됐다.

GS건설은 리스크 방지를 위해 미청구공사 규모를 줄이는 데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2014년 2조4000억원 규모였던 GS건설의 미청구공사 규모는 2015년과 2016년 약 2조원대로, 지난해에는 1조 5209억원으로 줄었다.

GS건설 관계자는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의 의미는 해외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켰다는데 있다"며 "부실 수주 이슈가 떠올랐던 사업장이 올해 대부분 공사가 마무리되고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 추가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단 높은 부채비율을 줄여나가는 일은 숙제다.

올해 1분기 GS건설의 부채비율은 302.9%로 대형건설사 중 대우건설과 함께 유일하게 300%를 넘었다.

부채비율 증가폭은 19.9% 감소했지만 지난해 국내 도급순위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173.9%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올해 국내 주택사업 역시 수익성이 좋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위주의 수주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선언한 '클린 수주' 를 강화할 계획이다. GS건설은 지난해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식사나 선물 제공 등의 홍보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클린 수주' 선언을 하고 자체적으로 신고센터까지 운영했다.

당시 2조원대에 달하는 반포주공 1·2·4주구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임병용 사장이 직접 합동설명회에 나서 상대건설사의 이사비 제공 공약까지 비판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현대건설에 밀려 사업 수주에 실패하는 아픔까지 겪었다.

하지만 이후 국토교통부가 재건축사업의 과도한 경쟁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업계 수주 관행에 큰 변화가 있었다. 

임 사장은 올해 3월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클린경쟁을 선언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정도와 안전경영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GS건설의 정비사업 수주실적은 업계 1위 수준으로 타 건설사보다 많은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상반기 기준 GS건설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9187억원으로 2위 대림산업보다 약 1000억원 더 많다. 주요 사업지로는 △대구 대현2동 강변 재건축 △대전 도마변동3구역 재개발사업 △과천주공4단지 재건축 사업 등이다.

분양물량도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GS건설 관계자는 "2020년까지 매년 3만가구 이상 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올해 매출 12조원, 신규 수주 11조4500억원을 경영목표로 내세웠다.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