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재계, 경제 호재 기대…"경협 적극 지원"

경총 등 재계 축하 논평, 중소기업계 개성공단 정상 가동 희망
건설업계, TF 구성 경협 준비 착수· 유통업계, 사전 작업 분주

사진=백악관

북미 양국이 12일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에 합의함에 따라 대북 경제제재가 완화되고 본격적인 남북 SOC 경협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재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며 경협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영자총협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의 기틀을 마련하고 남북은 물론 북미, 동북아 국가 간 경제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해 환태평양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는 "오늘 회담이 미래지향적 북미 관계의 형성과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지역의 항구적인 평화공존·공동 번영을 위한 중대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중소기업계도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이번 북미정상회담으로 그동안 중단된 개성공단의 조기 정상 가동 등 여러 의미 있는 남북경협 재개가 가능해졌다"며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재계, 일제히 환영…"평화공존·공동번영을 위한 중대한 계기"

재계에선 특히 현대그룹이 북미회담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그룹은 남북 경제협력에 대비하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대북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현정은 회장의 지도하에 매주 1회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현안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회의를 소집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현대는 금강산·개성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등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들을 재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또 북한과 체결한 전력·통신·철도·통천비행장·임진강댐·금강산 수자원·명승지 관광 등 7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을 토대로 다양한 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그룹의 TFT에서 추진하는 경협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도레일을 생산하는 업체라는 점에서 북한의 철도시설 인프라 확충에도 참여할 수 있다. 북한의 개혁개방으로 자금 유치에 성공하면 국내 건설 업체들을 통해 봉형강 판매도 가능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도 계열사별로 남북 관계 개선을 기대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켐텍은 지난 2007년 남북경협 사업으로 참여했던 단천지역 자원개발사업 참여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인 광물이 마그네사이트다.

포스코켐텍은 지난달 말부터 북한 광물 확보 사업과 관련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원료·재무·투자 조직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과 마스터플랜 수립에 나섰다.

상사부문인 포스코대우도 남북경협 사업과 관련 자원 개발에 관심을 갖고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화그룹의 사업형 지주사인 ㈜한화도 남북 경협 본격화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한화의 화학관련 기술력은 대북 철도·터널 등을 설립할 때 필요한 기술이다. ㈜한화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더욱 개선돼 한화 기술을 북한에 전수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그룹도 남북 경협사업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와 엔진 등을 생산하고 판매하는데 전체 매출에서 건설기계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이른다. 국내 건설기계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건설기계 수요가 증가하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내 발전플랜트 산업을 주로 다루고 있는 두산중공업도 남북 경협을 대비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석 작업에 돌입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남북 경협에 대한 재계 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북한의 경제관리제도 개편을 지렛대 삼아 북한의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해서 남북 경협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구상 중인 한반도 신경제지도.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 건설업계 'TF 구성'…남북 경협 준비 착수


건설업계도 남북경제협력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북한 철도와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시장 진출을 앞두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사전준비에 한창이다.

대우건설은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것을 대비해 북방사업팀을 신설했다. 지난 11일 김형 신임사장의 선임과 함께 조직이 개편되면서 태스크포스(TF)로 대응하던 조직을 격상한 것이다.

삼성물산과 GS건설도 남북 경협과 관련해 TF를 꾸렸다. 삼성불산은 상무급 인사를 팀장으로 각종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며 GS건설은 사회간접자본을 중심으로 한 주요사업부 인력 10명 내외로 TF를 구성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최근 대한건설협회가 추진 중인 '건설통일포럼’에 참여하는 등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또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북한 내 경수로 사업 등에 참여했던 현대건설을 비롯 대우건설, 현대중공업, 두산그룹, 현대로템 등도 ‘대북사업TF’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남북경협이 본격화 될 경우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시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국토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리 건설사가 북한 도로나 항만 등 SOC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규모는 최대 2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당장 건설 분야에서 가시적인 수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북한의 개방은 우리나라가 동북아와 동남아를 연결하는 거점국이 된다는 점, 그리고 빠른 경제성장이 기대되는 북한과의 교류로 국내 경제 역시 활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호재"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 롯데 등 유통업계도 북방협력 사업 추진

롯데그룹은 북방 지역과의 교류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롯데는 최근 그룹 내 '북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북한을 포함해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 3성까지 아우르는 북방 지역 연구와 협력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북방 TF는 북방 지역에 진출한 식품·관광 계열사들을 활용해 해당 지역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을 비롯한 북방 지역에 문화·경제적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식품기업들 역시 대북 사업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박진선 샘표 대표는 "샘표는 현재 특별한 대북 관련 사업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당연히 간장이나 관련 제품과 얽힌 사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류 생산 전문업체인 샘표는 창업주인 고(故) 박규회 선대회장이 함경남도 흥남 출신이다. 샘표는 이런 인연으로 2007년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전통장류 200상자를 '북한 장류제품 보내기 운동'을 통해 북한에 보낸 바 있다.

이 밖에도 창업주가 북한 출신인 오뚜기도 2013년 식량난을 겪는 북한 어린이를 돕고자 쇠고기 수프 30t을 보냈으며 앞서 2007년에는 임직원이 후원금 4300여만원을 모아 북한결핵어린이돕기 운동본부에 전달한 바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 주민의 정상적인 영양 섭취를 위해서 연간 50만톤의 곡물이 부족하고 하위계층의 경우 63%만이 세 끼 식사를 하고 있다"며 "다자간 공조가 가시화될 경우 식품 가공 부문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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