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보험료 오르나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차 보험 시장이 축소되는 추세를 보인 것은 약 5년 만이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1개 손해보험사의 원수보험료는 4조191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53억원(0.4%) 줄어들었다.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4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013억원(4.8%) 감소했다.

자동차보험은 1년 단위로 계약이 갱신되는데다가, 계절 따라 사고율이 오르내린다. 이처럼 전년 동기 대비로 보험료 수입이 줄어든 것은 2013년 1분기(-1.0%) 이후 처음이다.

시장 규모 축소는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율이 둔화한 데다 보험료가 인하됐기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상품으로 따지면 판매량이 줄고 단가도 하락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자동차는 2017년 1분기 2199만대에서 올해 1분기 2269만대로 70만대(3.2%) 늘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증가율(3.6%)을 밑돈다.

보험료 인하 경쟁도 한몫했다. 삼성화재를 비롯한 대형 손보사들이 지난해 보험료를 대폭 내린 결과다. 보험료 책정에 결정적인 손해율이 개선된 측면도 있지만, 시장점유율을 늘리려는 의도도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4개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2016년 1분기 78.9%에서 지난해 1분기 80.4%, 올해1분기 80.6%로 상승 추세다.

올해는 보험료 인상 압박이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분기 78.2%까지 낮아졌던 손해율이 올해 1분기에는 82.6%로 상승했다.

월별로는 1월 84.9%, 2월 86.6%에서 3월 76.7%로 안정화했다가 4월 81.4%로 반등했다.

금감원은 "장례비가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사망 위자료가 45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오르는 등 보험금 지급기준이 인상된 데다 2월 폭설·한파로 손해액이 7.3% 늘어난 반면 경과보험료는 1.6% 증가에 그쳐 손해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 사업비율은 18.7%로 지난해 1분기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대면·텔레마케팅보다 인건비·판매비가 적게 드는 온라인 상품 판매가 증가한 결과다.

사업비율이 줄었지만 손해율이 악화한 탓에 자동차보험은 지난해 1분기 907억원 흑자였던 게 올해 1분기에는 48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11개 손보사 중 삼성, 현대, AXA 등 3개사만 영업이익을 냈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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