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어떻게] 이베이코리아, 업계 유일 흑자 비결은?

G마켓· 옥션· G9, 신속한 배송· 결제 서비스 확대
외형확장 보다 손익 집중…고객 혜택·서비스 강화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신화를 일궈낸 사람과 기업들을 보면 그 노하우와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최고라는 타이틀은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최고가 된 이들은 숱한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다. 세계파이낸스는 성공한 기업 또는 인물들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은 무엇인지, 그들만의 노하우와 비결은 무엇이었는지 [왜/어떻게] 시리즈를 통해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옥션, G마켓,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기업이다. 이베이코리아가 흑자를 유지한 기간을 따지면 햇수로 벌써 13년째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9518억6719만4475원, 영업이익 623억2065만5897원을 기록하면서 13년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반면 다른 이커머스(e-commerce) 기업의 경우 갈 길이 아직 멀다. 적자 폭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지만 아직 흑자 전환에는 성공한 기업이 없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자본잠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게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호실적을 유지하는 비결로 발 빠른 시장 선점을 꼽는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이베이코리아가 업계에 빨리 진출했다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이베이코리아는 주요 사업인 온라인쇼핑에 집중하면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힘썼다. '훌륭한 제품을 현명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방법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또한 기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새로운 배송·결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간편하고 빠르게 주문·배송하는 시스템이 중요한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한 번 구매한 고객이 다음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 무리한 투자보다 손익 관리에 집중

이베이코리아는 2001년 옥션을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2009년 G마켓까지 인수하면서 2010년 시장점유율이 30%에서 70%로 급성장하며 업계 선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2010년 소셜커머스 업체가 시장에 진출하고 온라인 유통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덩달아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뚝 떨어졌다. 

이후 이베이코리아는 이전과 다른 사업전략을 펼쳤다. 광고선전비, 판매촉진비 등 마케팅 비용을 무리하게 늘리는 것을 자제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을 하기보다 손익 관리에 집중한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반면 다른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직매입 진출, 배송 투자, 마케팅 확대 등에 대규모 투자함으로써 여전히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G마켓과 옥션, G9로 시장을 선점하고 쇼핑뿐만 아닌 콘텐츠와 기술까지 고객을 위한 혜택 중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1위 자리는 물론 유일한 흑자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며 "이베이코리아는 앞으로도 고객들의 편리하고 기분 좋은 쇼핑을 위해 기술과 서비스에서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스마일페이·스마일박스 등 차별화된 쇼핑경험 제공
 

이베이코리아의 간편전자결제시스템 스마일페이. 사진=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는 기술의 변화에 따른 결제·배송 서비스를 적절하게 확대함으로써 고객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G마켓과 옥션의 모바일 쇼핑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이베이코리아가 2014년 선보인 간편결제시스템 '스마일페이'가 꼽힌다. 스마일페이는 최초 결제 시 카드번호를 입력해 놓으면 이후 G마켓과 옥션, G9에서 구매할 때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신속하게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복잡한 결제 정보를 반복해서 입력할 필요가 없어 결제 시간을 줄여준다. 또 스마일페이는 국내 대부분의 카드사와 은행과 제휴를 맺었으며 카드 스캔만으로 카드 번호를 자동으로 인식시켜 빠르고 정확한 카드 등록이 가능하다.

목승원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 실장은 "자사 전용 서비스로 출발해 이미 편의성과 보안성을 검증받은 스마일페이는 제휴를 통해 결제 업체를 늘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략적 협력 범위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부터 시행된 무인택배함서비스 '스마일박스' 서비스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은 1인 가구에게 언제 어디서든 택배를 받고 보내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스마일박스는 G마켓이나 옥션, G9에서 상품 구매 시 근처 GS25에 설치된 스마일박스에서 택배를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365일 연중무휴로 24시간 내내 이용할 수 있으며 주문은 물론 교환이나 반품 시에도 이용 가능하다.
또한 스마일박스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전담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 맞춤형 배달 시스템을 구축했다. 스마일박스는 1인 가구, 맞벌이, 다세대주택 거주자 등 집에서 직접 택배를 받기 곤란했던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 고객에게 필요한 쇼핑 정보 제공…딜 코너 1조 거래액 돌파

고객이 필요한 쇼핑 정보를 적기에 제공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마케팅 전략도 오랜 시간 흑자를 유지할 수 있던 요소 중 하나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고객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쇼핑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매출을 높이고 있다. 이는 할인 쿠폰을 뿌려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보다 장기 고객을 확보하기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G마켓·옥션은 지난해부터는 매일 200여 개씩 제공되는 데일리 딜(Daily Deal)을 클러스터링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개별 고객의 성향, 위치, 관심사 등을 종합해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딜·이벤트·상품 정보를 먼저 추천하는 방식이다.

200여 개에 달하는 딜 중에서도 각자의 취향과 선호에 따라 상단에 노출되는 딜 순위가 달라진다. 이베이코리아는 해당 서비스로 G마켓·옥션 딜 코너에서 1조원 거래액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큐레이션 종합쇼핑몰 G9는 2017년 대대적으로 사이트를 개편하고 상품 구색과 서비스를 바꿔 지난해 말부터는 해외직구 특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해외 쇼핑사이트에서 활동하는 현지 판매자를 직접 영입하는 등 경쟁력 있는 프리미엄 제품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16% 수준이던 해외직구 매출 비중이 최근 30%까지 확대됐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대대적으로 IT개발자를 채용하고 머신러닝, AI와 같은 기술을 커머스에 접목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데이터 분석을 통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 프리미엄 상품으로 차별화…국내외 외국인 소비자도 공략

이베이코리아는 쇼핑몰별로 각기 다른 전략에 따라 신규 고객을 공략하는 등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자칫 겹칠 수 있는 쇼핑몰 고객층을 세분화하고 상품을 다양화함으로써 숨어있는 고객을 발굴하고 있다.

우선 G마켓은 국내 최대의 역직구 플랫폼인 G마켓 글로벌샵을 통해 외국인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G마켓 글로벌샵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부터 해외에서 한국 상품을 구매하려는 외국인 모두에게 언어 지원, 폭넓은 상품 구성, 안심 배송, 간편한 결제 등의 국내외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와 필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카드나 페이팔, 알리페이 등 결제 수단도 다양해 공인인증이나 추가 프로그램 설치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80% 이상의 주문 건들이 3일 이내 배송 완료되고 있다.

최근에는 식품이나 생필품 위주의 상품 소비가 높아짐에 따라 마트 전문관을 새롭게 오픈했고 동남아 및 무슬림 외국인을 위해 다양한 향신료와 할랄 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갖추고 있다. 할랄 식품의 경우 지난해 할랄 푸드 상품은 전년 대비 약 30% 성장했다. G마켓은 신선·가공식품 상품 수도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25%를 늘렸다. 이에 따라 국내 주문 건수도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G9의 '명품지구'에서는 명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사진=이베이코리아

큐레이션 종합쇼핑몰 G9는 저가 상품 중심의 가격 경쟁이 만연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오히려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역발상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G9의 연도별 고객 구매 객단가는 최근 3년 새 약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객단가란 고객 1인당 쇼핑몰에서 쓴 평균 매입액으로, 지난 2014년에 제품 1개를 구매하는 데 10만원을 썼다면 지난해에는 14만7000원을 썼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까지 이어져 5월 현재 평균 객단가는 지난해 대비 10% 이상 상승, 2014년 대비 55%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G9 측은 객단가 상승의 이유로 VIP 고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도입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잇따라 도입한 '명품지구'와 '신선지구'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명품지구는 믿을 수 있는 명품만 엄선해 추천하는 VIP 서비스로, 고객이 안심하고 쇼핑하도록 해외 현지 구매 시 받은 상품 풀 패키지와 영수증을 함께 동봉하고 1년 무상 AS서비스도 제공한다. 신선지구는 온라인을 통해 프리미엄 식품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내놓은 서비스로 최고 품질의 농축수산물을 담당자들이 엄선해 선보이는 농축수산물이다.

G9는 또한 지난해 말부터 해외직구 특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해외 쇼핑사이트에서 활동하는 현지 판매자를 직접 영입하는 등 경쟁력 있는 프리미엄 제품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16% 수준이던 전체에서의 해외직구 매출 비중이 최근 30%까지 크게 확대됐다. 올해 역시 해외직구 상품 확보에 힘쓰면서 상반기 내 지난해의 2배 수준의 상품 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김정남 G9 총괄 본부장은 "최저가, 가성비를 내세우며 저가 마케팅에 몰두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환경에서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프리미엄'을 택한 것이 통했다"며 "앞으로도 혁신적이면서도 과감한 시도를 통해 더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쇼핑몰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