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 인상 추진에 기조 바꾸는 亞중앙은행들… 한은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 흐름에 따라 중국과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주요국가 중앙은행들이 기존 스탠스를 바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와 함께 아시아 경제강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볼 때 연준 외에 지정학적 요인 등 더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권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도가 가장 큰 변화를 맞고 있고, 이로인해  인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당장 지난 4월 인도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4.8%를 기록했다. 시장 예측보다 훨씬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인플레 상황을 맞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인도중앙은행(RBI)에서는 이미 매파 위주의 분위기가 형성돼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 환율이 치솟은 것이다. 이로 인해 수입물가가 치솟으면서 인플레상황을 맞게 됐다. 미국기준금리인상→해외자금이탈→환율상승→수입물가급등→인플레유발이라는 경로를 타게 된 것이지만 결론적으로는 금리인상으로 이어지면서 그동안 RBI의 완화기조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최근 치솟고 있는 국제 석유가격도 인도의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RBI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야 할 때가 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도 아베 총리의 집권 이후 지속돼온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접을 분위기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유지해왔던 제로금리정책을 거두기 위한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은 국채 발행을 통해 거둬들인 자금을 바탕으로 대공황시기와 맞먹는 경기부양책을 단행, 인위적으로 인플레를 유발하는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인플레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스탠스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기준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민은행(PBOC)의 스탠스는 인도와 일본 중앙은행과는 좀 다르다. 이른바 회색 코뿔소의 출현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부실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부채 감축에 나섰으나 지금은 스탠스를 조금 달리하고 있다. 그동안 억제해왔던 PSL(Pledged Supplementary Lending, 담보보완대출)을 완화한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반적인 긴축정책의 포기라기보다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준비인 것으로 글로벌 금융권은 보고 있다.

어쨌든 아시아지역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예전과는 달리 상당히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들 국가와 함께 아시아 주요 경제국가 중 하나인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과 관련한 지정학적 변수나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 유가를 비롯한 물가변수, 늘어나는 부채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지정학적 변수가 프리미엄으로 작용하고 있어 전체적인 분위기를 완화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가 여러 면에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 되고 있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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