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요?] 삼성페이, 지갑 놓고 다닐 수 있을까

카드 결제 되는 곳 대부분 사용 가능…교통카드·ATM 입출금까지
네이버·LG 등과 치열한 경쟁…세계간편결제시장 비중 3% 불과

하루에도 수많은 제품들이 쏟아지고 갖가지 서비스가 등장합니다. 정부 정책도 연일 발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소비자와 국민들을 겨냥한 이들 제품과 서비스, 정책이 정말 유용하고 의미가 있는 것인지 정확히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세계파이낸스는 기존 사용후기식 제품 비교에서 벗어나 제3자 입장에서 냉정하게 분석하고 평가해보는 새로운 형태의 리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입장의 [그래서요?] 시리즈를 통해 제품 ·서비스 ·정책의 실효성과 문제점 등을 심층 진단합니다.  <편집자주>


삼성페이. 사진=삼성전자


"외출할 때 굳이 지갑을 가지고 나가야 하나요"

지갑 업체들이 안좋아하겠지만 삼성이 지갑 없는 시대를 만들어가는데 앞장 서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삼성페이인데요.

삼성페이는 2015년 삼성이 내놓은 마그네틱과 NFC를 함께 지원하는 간편결제 서비스입니다. 삼성페이는 가맹점에 구애 받지 않고 온오프라인 모두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중 시장 점유율 50%를 넘겨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간편결제 시장을 놓고 벌어진 춘추전국시대에서 삼성페이가 전국 통일 수준은 아니더라도 다른 서비스들을 압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하지만 삼성페이가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난관도 많습니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카드를 받는 곳이면 어디든 OK…사용법도 간단

퇴근 후 맥주라도 사려고 마트에 들르면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계산하고, 다시 카드를 지갑에 넣고 하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기자는 이것이 불편하다는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는데 삼성페이를 알고 나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삼성페이는 메인화면에서 아래쪽에서 위로 올리면 페이가 활성화되고 지문인식이나 비밀번호로 인증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기자가 주로 가는 곳에서는 지갑을 꺼낼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의 경우 안되는 매장이 많지만, 삼성페이는 마트, 커피숍, 음식점 등 카드를 받는 곳은 다 된다고 보면 됩니다.

사용방법도 무척이나 간편한데요.

우선 삼성페이를 사용하려면 삼성 계정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로 사용하는 신용카드를 저장하면 됩니다. 역시 시중의 신용카드, 체크카드는 대부분 등록이 가능합니다.

이후에 어느 화면에서든 카드를 위로 밀어 올리고 인증하면 결제 준비 끝입니다.

인증은 지문이나 비밀번호로 하면 됩니다. 결제 속도도 신용 카드보다 빠른 것 같습니다.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에서도 가능하다고 하네요.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용자들이 느끼는 가장 편리한 점은 교통카드입니다.

지갑의 경우엔 가방에 넣어둘 때도 있고 해서 결제하려면 카드를 빼기 위해 약간의 수고를 들여야했지만, 언제든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가도 갖다 대기만 하면 끝이니까요. 역시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다가 예전처럼 돌아가라고 한다면 굉장한 불편을 느낄 것 같습니다.

자동입출금(ATM) 기능도 있어 주계좌를 등록해놓으면 홍채 인식을 통해 가능합니다. 은행권도 삼성과 손잡고 홍채 인식, 지문인식 등 생체인증을 인증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ATM에서 입출금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은행의 계좌를 추가해줘야 합니다.

은행 계좌 정보를 입력하고 인증과정을 거치면 끝납니다. 삼성페이에서 비번이나 지문인증을 하고 ATM 기기의 리더기에 폰을 대주면 출금이 가능합니다. 일부 은행은 출금만 되고 입금은 안되기도 한다고 합니다만 스마트폰으로 출금까지 되니 이렇게 편리해도 되는가 싶습니다. 다만 출금할때 보안을 위해 와이파이는 안되고 데이타를 써야합니다.

삼성페이 활성화. 사진=장영일 기자

◇ 소소한 아쉬움…"아직도 삼성페이는 낯설어"

간혹 매장 직원들 중에선 삼성페이 결제를 어려워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전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잘 모르는 직원들에게는 제가 직접 리더기에 대고 결제를 합니다. 삑~! 소리가 나면 매장 직원들이 신기해 하고 저도 뿌듯한 것이 얼리 어답터라도 된 것 같습니다.

많이 대중화가 됐다고 하지만 아직 삼성페이가 안되는 매장도 있어 오랜 시간 바깥에 머무른다면 지갑을 챙기긴 해야될 것 같습니다.

흔히 호텔에서도 보증금 명목으로 카드를 요구하는데요. 삼성페이로 호텔 예약은 가능하지만 보증금 체계에선 아직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택시에서도 가능하지만 일부 택시 카드 단말기 중에는 안되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경쟁사의 페이 시스템을 갖춘 경우에 쓸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등은 결제 지원이 안됩니다. 신세계는 SSG페이가 사용하고 있어서랍니다.

또 삼성페이는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지문인식 후 30초 이내에 결제가 완료되도록 설계됐습니다. 30초란 시간이 지날 경우 다시 한번 인증을 해야 하는데요. 이런 이유로 주유소에서는 삼성페이를 사용하기 어려웠습니다.

셀프 주유소 등 일부 선결제 주유소에서는 가결제 후 주유량에 따라 최종 카드 결제 승인 절차를 한 번 더 거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유소에서도 삼성페이를 쓸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이 이뤄졌다고 하니 이제는 전보다 사용이 수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터리가 부족할때 역시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없는데요.

삼성페이는 배터리가 5% 이하로만 떨어져도 '배터리가 부족해 구동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삼성페이 미니 화면. 사진=장영일 기자

◇ 끝나지 않은 페이 전쟁과 삼성페이 미니 출시

삼성페이가 저변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작년 간편결제 및 송금 서비스 이용 실적은 하루평균 281만건, 102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0%, 212% 늘었습니다. 삼성페이가 이중 50% 점유율을 넘겼다고 하지만 해외에서는 존재감이 미약합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IHS마킷의 조사 결과, 작년 연말 기준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페이는 세계 간편결제시장의 61%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삼성페이는 3%에 불과했습니다.

국내에서의 경쟁도 너무 치열한 상황입니다. 온라인에서 네이버페이가 득세하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에서도 LG페이가 따라오고 있으니 말이죠.

삼성은 더 많은 소비자들이 삼성페이를 만나게 하기 위해서 보급폰에서도 삼성페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과거에는 삼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만 됐었습니다.

더 나아가 삼성에서 만든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폰에도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삼성페이는 지난 3월 '삼성페이 미니'를 출시했는데요. 삼성페이 미니는 안드로이드 기반이면 어떤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삼성페이의 편리함은 삼성 스마트폰의 판매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삼성페이 때문에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하는 소비자들도 있을 정도니까요. 삼성페이의 편리함을 경험한 소비자라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페이 미니가 기존 삼성페이에 비해선 제휴은행·카드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삼성이 아닌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오류가 발생되는 과도기도 겪고 있습니다만 시간이 흐르면 이런 부분도 안정화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