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3고', 과연 현실화될 수 있을까?

석유가격은 오르는데 수출도 잘 안 되고 금리마저 높다면 그 나라 경제는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

최근 국제석유가격이 급등하고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고유가·원고·고금리를 가르키는 이른바 '신(新)3고(高)'의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시장지표 상으로는 변화가 있는 만큼 충분히 고려할 만한 포인트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먼저 유가의 경우 제한적 상승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란의 핵 문제가 중동정세 불안으로까지 번져가고 있기는 하지만 중동전과 같은 본격적인 분쟁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88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외신보도도 나오지만 아랍에미리트 관계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목표로 설정한 유가는 없다고 주장했다. OPEC으로서도 더 이상의 유가 상승이 부담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설사 100달러선에 도달하더라도 석유파동은 과거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작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스보다도 수입비중이 작을 정도이다. 다만 석유화학공업의 원자재로서 원가부담을 안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고금리의 경우도 통화당국이나 감독당국의 차원에서 보더라도 쉽게 용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가뜩이나 늘어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자영업자대출로 대다수 국민의 허리가 휘고 있는 마당에 손쉽게 올리는 결정을 하기는 어렵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가 올해 4차례를 올리더라도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 부분은 환율 부분과 상당히 연계돼 있는 만큼 한국은행 금통위로서도 크게 고민해야 할 포인트가 아니다. 금통위가 연준의 결정에 연동해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국민들의 부담은 물론 수출기업들의 부담이 커지는데 굳이 그럴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로 인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나 기업들의 원자재 수입 부담이 커지는 결과는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한은이 유럽연합(EU)의 통화당국과 같이 완화적 기조를 계속 가져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금리와 환율문제가 해결되는 마당에 큰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허리띠를 졸라매고 강도 높은 기업구조조정을 전반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신3고와 같은 상황을 인위적으로 조장할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더욱이 현재로서는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는 중대한 국면으로 접어드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서는 해외자본이 대규모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한미금리차로 인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됐던 해외자본의 이탈 문제는 완화될 것이고 오히려 자본수지가 급증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환율과 시중금리는 낮아질 수밖에 없어 금융시장은 자연스럽게 안정된다. 신3고의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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