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난 대우건설 사장 후보군…실패 되풀이 안하려면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고 해외건설 정상화 이끌 수 있어야"
최종 후보자 9명으로 압축… 오는 6월 임시주총서 최종 선임

사진=연합뉴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가 신임 사장 공모절차를 오는 18일 마무리 할 예정인 가운데 어떤 인물이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선임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임 사장이 낙하산 논란으로 자진 퇴임한 이후 올 초 해외사업 리스크로 인수절차가 무산되는 등 시련을 겪은 만큼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운 해외사업 전문가가 선임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4일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와 산업은행은 지난달 신임 사장 공개모집 절차를 통해 지원한 38명의 지원자 중 최종 후보자를 이 달 9명으로 압축했다.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원일우 한양 대표, 이경섭 전 대우건설 전무, 박의승 전 대우건설 부사장, 김선규 전 현대건설 대표, 우상룡 전 GS건설 플랜트 총괄 대표, 김창환 주택건축사업본부장, 김상렬 전략기획본부장 등이다.

사장추천위원회는 오는 18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신임 사장 선출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인선 과정에서 잡음이 끊임없이 들리면서 전임 사장 선임과정에서 나왔던 '낙하산·깜깜이 인사' 논란도 되풀이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비공개 원칙을 세워 공모를 진행함에 따라 사장추천위원회가 사장 인선과 관련해 비밀유지협약을 맺고 후보군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는 "사장 선임과 관련해 일정 및 명단을 공개하고 투명한 절차로 진행해줄 것을 건의했지만 산은의 대답은 없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박창민 전 사장이 지난해 8월 '최순실 낙하산' 의혹을 받으며 사임한 전례가 있고 사장추천위원회 역시 산업은행 2명, 대우건설 사외이사 2명, 외부인사 1명 등 산업은행측 인사가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박 전 사장 선임 과정에서 선임 일정을 바꾸고 외부인사를 포함한 재공모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여기에 그가 한국주택협회장 출신으로 정계 인맥이 많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노조가 반기를 들기도 했다. 이후 노조가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하는 등 논란이 지속되지 박 전 사장은 1년여 만에 자진사임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신임 사장이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고 하락한 대우건설의 시장 신뢰도를 회복시켜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해외사업에 대한 안목도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최근 해외건설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4분기 34조 9000억원 수준이었던 해외건설 수주잔고는 올해 1분기에는 30조 7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올 초 대우건설을 인수하려했던 호반건설 역시 지난해 4분기 발생한 해외부실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 사장 선임과정에서 산은이나 사장추천위원회가 대우건설 노조 측에 불신을 심어준 것이 이번 사장 선임과정에서 논란이 나오는 원인"이라며 "올 초 호반건설 인수건이 무산된 마당에 새로 선임된 신임 사장마저 다시 논란에 휩싸인다면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좋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해외사업 리스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인물이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노조 측에서는 회사를 정상적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이면 외부인사라도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는 "회사를 다시 정상화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내부든 외부든 출신은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라며 "신임 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신임 사장 후보는 늦어도 오는 6월 임시주총을 통해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