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논란 우리나라 경제적 이동성 세계 순위 보니

세계은행 최신 보고서

'금수저'와 '헬조선' 논란으로 인해 부각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세대간이동성(inter-generation mobility:사회적 이동성)은 과연 세계에서 어느 수준일까.

세계은행이 10일(현지시간) 발표한 'Fair Progress?: Economic Mobility across Generations around the World' 보고서는 매우 어려운 이 질문에 어느 정도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연구는 지난 1960년대 이후 전세계 국가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교육 및 소득 측면에서의 세대간이동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번 연구에서 특기할 부분은 1980년대 출생자를 기준으로 한 우리나라의 세대간이동성은 교육측면에서 89%를 기록, 세계 최고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아프리카지역의 경우 10%대에 머물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일본과 덴마크도 각각 60% 전후에 그치고 있다.

교육측면에서 세대간이동성은 자녀가 부모세대보다 더 많이 교육을 받았는지를 지수화한 것이다. 89%라고 한다면 전체 자녀 중 89%가 부모세대보다 교육을 더 많이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체로 개발도상국들보다는 선진국들의 교육을 통한 세대간이동성이 높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소득측면에서의 세대간이동성에서는 위치가 좀 달라진다.

세계은행은 소득측면의 세대간이동성과 관련해서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2배의 소득을 얻었을 때 그 자녀가 다른 사람들의 자녀보다 얼마나 더 많은 소득을 얻을 것인지를 수치화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영국·미국·중국·베트남·스페인·몽골 등과 함께 4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의 특정인이 다른 사람보다 2배의 소득을 갖고 있다면 그 자녀는 다른 사람의 자녀보다 소득이 40% 더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100% 더 많은 소득이 있다면 그 자녀는 다른 사람들 자녀보다 40%의 소득을 더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를 보면 콜롬비아·에콰도로·과테말라·우간다는 100% 이상, 이집트·모로코·파나마는 90% 이상, 브라질·인도·나이지리아·페루·남아프리카 등은 69-70%, 이탈리아는 50% 등으로 나타났다.

40%대를 기록한 우리나라는 30% 미만인 일본과 20% 미만을 기록한 벨기에·덴마크·핀란드·노르웨이보다는 뒤졌다.

세계은행은 "경제적인 이동성이 커질수록 경제는 성장하고 빈곤을 줄일 수 있다"면서 "이는 또한 사회적 통합과 안정성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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