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 다시보기] 유진투자증권, 高수익·안정적 증권사 위상

자기자본이익률 9.84%…IB 부문 수익 매년 증가세
그룹내 핵심 계열사, "IB 강화·해외진출로 차별화"

작년 증시 호황 속에서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급증했다. 하지만 투자은행(IB)을 앞세운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업계는 순이익 방어를 위해 자신의 강점을 특화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우발채무 등 변수도  도사리고 있어 증권사들의 수익성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파이낸스는 증권사들의 실적 점검을 통해 각사들의 강점과 약점을 정밀 분석한다.  <편집자주>

서울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본사


유진투자증권이 작지만 탄탄한 증권사로의 위상을 쌓아가고 있다. 높은 수익성 속에서 4년 연속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연결기준 작년 714억2200만원의 영업이익과 561억17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6.5%, 22.1% 증가했다.

무엇보다 수익성 개선이 눈에 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당기순이익/자기자본)은 작년 3분기 기준 9.84%로 업계 상위권이다. 같은 기간 ROE가 유진투자증권보다 높은 곳은 메리츠종금증권(13.09%), 키움증권(15.77%), 한국금융지주(12.72%) 3개사에 불과하다. 영업이익률도 11.74%로 전년 동기(8.16%) 대비 대폭 개선됐다.

수익성 개선에는 구조화금융 등 투자은행(IB) 부문이 핵심 역할을 해냈다.

기업인수합병(M&A) 중개·프로젝트 파이낸싱(PF)·기업공개(IPO) 등을 담당하는 IB부문 수수료이익은 3분기 기준 990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다.

앞서 유진투자증권은 2010년 IPO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메리츠종금증권에서 김태우 상무를 영입했다. 이후 IPO팀은 2013년 미국 바이오벤처기업 엑세스바이오, 2014년 FNC엔터테인먼트, 2016년 에스티팜, 오가닉코스메틱 등을 상장 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2017년엔 IPO 부문이 주춤했지만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PF가 성과를 내면서 IB 실적을 견인했다. 자기매매, 장외파생상품업 등도 증시 호황에 힘입어 작년 대비 각각 13%, 6% 늘어난 1394억원, 155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개그맨 신동엽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온라인 리테일 분야에서 적극적인 마케팅도 통했다는 평가다. 광고 이후 비대면계좌 개설 고객이 2배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유진그룹이 현대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금융사간 시너지도 발휘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이같은 실적 개선세에 유진투자증권은 그룹내 핵심계열사로 떠올랐다.

유진그룹은 2007년 서울증권을 매입해 2008년 유진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유진투자증권은 2011년 현 유창수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투입되면서 수익성이 탄탄한 증권사로 탈바꿈하게 됐다.

업황 부진으로 2016년 대부분 증권사들의 실적이 뒷걸음질쳤을 때에도 유진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8% 늘었다. 당해 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된 증권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유진투자증권은 앞으로도 IB에 더욱 힘을 실을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작년말 IB본부를 IB부문으로 확대하고 기업금융파트와 구조화금융파트를 각각 기업금융본부와 구조화금융본부로 격상시켰다. 50명 수준이던 IB부문 인력도 60명으로 늘리고 구조화금융본부도 세분화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2020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재 중국, 일본,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현지증권사·자산운용사 등과 이미 업무제휴를 맺은 유진투자증권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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