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투자설명회, 폭염도 무색케한 '열기'

2시간 강연에도 자리 뜨는 사람 없어, 필기도 꼼꼼히
고객예탁금 잔액 사상 최고치…신용융자 규모 급증

19일 하나금융투자 여의도 본사 한마음홀에서 열린 주식투자전략 세미나에서 이채원 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이 `하반기 장세 대비 여름전략`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700여명의 투자자가 참석했다. 사진=하나금융투자


증시가 박스권을 뚫고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면서 주식 투자 설명회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증권사들도 내부 인력 뿐만 아니라 외부 자산운용 인력까지 투입해 투자설명회를 속속 개최하는 등 열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 19일 주식투자설명회가 열린 하나금융투자 강당은 700여명의 사람들로 가득찼다.

강연을 찾은 투자자들은 필기도구까지 준비해가면서 강연 내용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을려는 듯 필기에 열중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강연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등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강연 내용을 경청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투자자는 "주식상황에 대한 설명도 들을 겸 좋은 종목을 추천받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특히 강연과 청중의 열기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씨를 무색케했다. 참석자 중에는 노부부가 함께 오거나 젊은 여성 투자자들도 상당해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휴식시간 없이 2시간째 강연이 이어지는데도 자리를 뜨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최근 이런 주식 설명회를 하면 관심을 많이 가지시고 참석한다"며 "지난 4월에 개최한 '4차산업혁명 투자설명회'에도 많은 관심을 표명해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에 나선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운용 부사장은 "하반기엔 중소형 가치주 싸이클이 올 것"이라며 "경기 민감주에 대한 신규 진입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기훈 비전자산운용 상무는 "한국에 대한 저평가 원인중엔 배당성향이 낮은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며 "대만이 작년말 기준 4%, 중국 3.5%인데 비해 한국은 1.5%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가 도입하려는 지배구조개선정책과 주주가치 제고 정책은 이같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상당부분 줄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리치자산운용 예호준 운용역은 "기술력이 있고 점유율이 높고 다변화를 추구하는 기업은 무너지지 않는다"라며 엔터테인먼트 '에스엠(SM)'과 반도체 테스트업체 '마이크로프랜드'를 추천했다.

하나금융투자 외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증시호황에 따른 고객 유치 및 서비스 차원에서 투자설명회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SK증권 남양주지점은 19일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일과 21일 각각 4차산업 혁명 랩상품 투자설명회와 제주지역 투자자를 위한 주식투자 설명회를 진행한다.

미래에셋대우 영통WM은 20일 영업점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 동부증권도 같은날 오후 4시부터 동부증권 본사 스그마실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 유진투자증권 역삼지점은 21일 제6차 '실시간 주식매매 전략 세미나'를 연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2일부터 해외선물투자 전국투어 강연회를 개최한다. 이 강연회는 7월부터 9월까지 서울(2회), 부산, 대구, 광주 등 4개 지역에서 5회에 걸쳐 진행된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거래활동계좌는 지난 6월12일 기준 2347만2085개로 작년말보다 28만9683개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국민 2명중 1명꼴로 주식계좌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기는 고객예탁금 잔액도 지난 3월 21조8000억원에서 4월 26조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 등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규모는 작년말 1조5060억원에서 7월18일 기준 8조4288억원으로 폭증했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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