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금값 재추락…소로스도 팔았는데

국제자산시장 변화의 단초될 수도
FED의 출구전략 여부가 관건될 듯


금값 하락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 가격이 온스당 1400달러 밑으로 급락한 가운데 7일 연속 하락, 2009년 3월 이후 가장 오랜 기간 동안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조지 소로스 등 월가의 큰 손들이 금 털기에 나서면서 가시화된 것이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 조짐을 계기로 국제 자산투자의 흐름이 바뀌는 것은 아닌지 주목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금사재기’가 다시 한 번 위력을 발휘, 금값 반등을 유도할지 여부도 지켜봐야 시점으로 보인다.

더욱이 우리 증시의 발목은 잡고 있는 엔화 환율도 금값의 방향성과 밀접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디커플링 해소가 가능할지 관심을 모은다.

◆하락 추세로 접어든 국제 금값…중국도 속수무책

월가 ’큰손들’이 갈수록 금 투자에서 멀어지면서  금값이 지난 16개월 사이 가장 오랫동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싱가포르 시장에서 금 현물은 온스당 1380.91달러에 거래돼 7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일 뉴욕시장의 7월 인도분 금 선물은 16일 오전(현지시간) 0.6% 떨어져 온스당 1387.50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과 인도 등의 매수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조용한 상황”이라며 “금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시장분위기를 전했다. 인도의 경우 중앙은행이 금 수입에 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골드바 수요가 국제 금값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

이같은 금값 하락세에는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큰손들의 금 털기가 주요했다. 시카고 소재 인터그레이티드 브로커리지 서비시스의 프랭크 매키 수석 딜러는 “지난 이틀 펀드들이 금을 대거 처분했다”면서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매키는 “경기 회복세가 활발하지는 않으나 이어지고 있으며 인플레도 진정되고 있다”라면서 따라서 “금 수요가 사그라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대니얼 스미스 분석가도 “일부 연기금이 금을 처분하고 있다”면서 “이는 금 시장으로서는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5일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조지 소로스 펀드와 블랙록 등은 세계 최대 금투자 펀드인 SPDR 골드 트러스트 지분을 크게 줄였다.

소로스 펀드는 지난 3월 말 현재 전분기보다 보유를 12% 낮췄다. 노던 트러스트와 블랙록은 절반 이상을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슈뢰더 인베스트먼트와 파랄런 캐피털 매니지먼트도 보유 지분을 처분했거나 풋옵션을 행사했다.

SPDR 골드 트러스트도 지난 15일 현재 4.5t을 추가 매각해 보유 금이 1047.14t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값 하락의 방정식…국내증시 디커플링의 계기 될까

금값 하락을 촉발한 것은 FED의 출구전략 움직임에 기인한다. 경기회복에 대한 FED의 판단을 신뢰한다면 지금은 안전자산을 털고 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신흥국가의 주식이 가장 바람직한 투자대상이 되며 국내 주식도 외국투자자들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FED의 출구전략 움직임이 경기회복에 신뢰를 확인했기 때문이라기보다 FED의 중장기적 자산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한 방안이라는 데 힘이 더 실리면 분석은 좀 더 복잡해진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3년 들어 전통적인 안전자산이 몰락하고 있다”며 “금의 약세로 인해 미국국채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같은 미국국채 가격 하락은 달러화와 미국주식의 상승과 엔저 및 이머징마켓의 약세로 특징지을 수 있는 현 상황을 뒤집을 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채는 현재 수익률이 바닥을 통과하는 등 초강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럴 경우 그동안 디커플링에 시달리던 우리 증시도 가볍게 글로벌 상승장세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는 FED의 출구전략의 대전제가 되는 경기회복 신호가 지속되어야 하는 만큼 그와 반대되는 신호가 나오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만큼 현 상황이 지루하게 계속될 수도 있어 보인다.

임정빈 기자 jblim@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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