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發 폭탄에 투자자들 화났다…어찌 달래나?

한라그룹 임원들이 주가 급락에 빠진 만도를 되살리고자 자사주 매수로 수습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의 분노를 쉬이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만도의 한라건설 유상증자 참여를 막아달라는 주금 납입중지 가처분을 신청한데 이어 소액주주들도 최대주주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문제라며 잇따라 분통을 터트렸다.

◆만도 주가 급락에 애꿎은 소액투자자만 ‘분통’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만도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전날 장내매수 방식을 통해 만도 보통주식 1300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정 회장에 이어 한라건설 임원들도 줄줄이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떠받치기’에 돌입했다. 한라건설 최병수 사장은 지난 9일 한라건설의 주식 1만주를 주당 6242원에 장내매수했으며 이권철 상무도 지난 15일 한라건설 주식 1500주를 주당 6200원에 장내매수했다.

한라그룹 임원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만도의 유상증자 참여 결정 이후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며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비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만도 주가 급락으로 분통을 터트린 소액투자자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 지배·피지배 관계의 역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소액주주 커뮤니티 네비스탁의 나종훈 팀장은 “한라건설이 만도의 최대주주 중 한 주체인데 우량 자회사인 만도가 모회사의 부실을 지원하는 꼴이 됐다”며 “이는 그룹의 지배와 피지배관계를 역행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라건설은 지난해 12월 31일(기말)을 기준으로 만도 지분의 19.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어 그는 “만도의 소액 주주들은 한라건설에 대한 유상증자 등 지원을 원치 않는다”며 “한라건설의 부실을 방치할 수만은 없겠지만 최대 주주의 일방적 결정으로 이뤄진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만도의 주요 기관 투자자인 트러스톤자산운용도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러스톤운용 측은 지난 15일 만도 계열사 마이스터에 대해 한라건설 증자납입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자금집행이 전날 이뤄져 가처분 신청 효력을 상실했다. 이에 손해배상 청구와 소액 주주권 행사 등 다양한 후속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러스톤운용 관계자는 “만도가 한라건설에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사실은 12일 늦은 저녁 공시를 통해 확인했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15일 늦은 저녁에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때문에 가처분 신청 기각은 불가피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대응방안으로 ‘손해배상 청구’와 ‘소액 주주권 행사’ 등 다양한 방언을 검토 중에 있으며 향후 소액 주주권을 행사하면 주주총회를 소집할 수도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여부에 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그룹 내 ‘부실’ 건설사 지원 관례는 여전…

그룹사 전체가 업황 침체에 빠진 부실 건설사 살리기에 나서는 분위기인 가운데 최근 실권주 매입을 통해 계열사인 두산건설에 유상증자를 실시한 두산중공업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두산중공업 주식은 전 거래일 대비 3.32% 내린 3만7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닷새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라건설사태 등의 여파로 주가가 추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 관련은 실적발표를 통해 이미 시장에 선반영 조치된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상증자 관련 건에 대해 결코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월 두산중공업은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 등으로 자금난에 빠진 두산건설에 1조원대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추가 하락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향후 매출구조에서 HRSG 발전설비부분과 플렌트부분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비율이 올라간다면 수익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구조 개선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황은미·한영훈 세계파이낸스기자 hemked@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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