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유임 전경련, '진정한' 환골탈태 가능할까

허창수 회장(GS 회장)이 24일 차기 회장으로 유임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곧바로 인적 쇄신 등 혁신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회장이 유임한데다 ‘최순실 게이트’로 문제가 된 상근 부회장직에 전경련 산하의 한국경제연구원장이 임명되면서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니냐는 바판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전임원 사퇴’로 배수진 친 전경련, 쇄신 작업 추진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상근부회장은 이날 "가급적 빠른 시일에 혁신안을 내놓겠다"며 "발표 시기는 혁신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지만 최대한 빨리, 제 희망으로는 늦어도 3월 안에는 나올 수 있도록 회장단에 건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권 상근부회장은 혁신위에 함께 할 외부 인사에 대해서는 "명망 있는 분들을 모셔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며 미래를 내다보는 혁신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현재도 일부 접촉하고 있으며 최대한 빨리 모시겠다"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전경련이 쇄신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저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전경련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무슨 일만 생기면 기업 모금하고 법정 부담금 외에 준조세가 제일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인데 그런 걸 관행적으로 하다가 생긴 문제가 전경련의 문제"라고 답해 논란의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전경련 혁신위는 허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 내부 인사 3명과 명망 있는 외부인사 3인으로 구성되며 전경련의 이름 변경은 물론 조직 개편 등을 대대적으로 단행할 예정이다.

한편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내주 초 전 임원이 사의를 표명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일부 임원은 이미 결심을 굳힌 상태"라고 말했다. 전경련에는 권태신 신임 상근부회장을 제외하면 전무 3명 등 10여 명의 임원이 있는데 이들은 이 전 부회장과 함께 모금을 주도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해체 목소리 여전히 높아

전경련의 쇄신안 추진에도 불구하고 해체하라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최순실 사태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허 회장이 계속 전경련을 이끌어가기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비판과 함께 중립적이지 못한 인사들로 혁신안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사퇴 약속을 저버린 허창수 회장은 말뿐인 사과와 쇄신 꼼수를 중단하고 자발적 해체에 나서라"며 "국민은 이제 전경련이 어떠한 쇄신책을 제시해도 믿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또 "전경련은 정치개입을 통한 국론분열, 정경유착을 통한 재벌규제 완화와 부패를 일삼아 왔고 그때마다 사과와 쇄신을 약속했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해체 없이 다시 쇄신을 언급하며 국민을 기만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는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아야 할 전경련이 제대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경유착 고리로서 전경련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임정빈 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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