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 400개 시대 <上> ] 차 안에서 '쓱' 매장수도 '쑥'

DT매장6년새 7배 늘어 총 450곳…일반 매장보다 매출 높아
주문 편리해 잠재고객 확보 이점…커피전문점으로도 확산

 

#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곽모씨(33·남)는 출근길에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패스트푸드 체인점에 종종 들른다. 곽씨는 회사 근처에 위치한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Drive-Thru: DT) 매장으로 차를 몰고가 ''맥모닝''을 주문한 후, 이를 사무실에서 먹곤 한다. 그는 특히 추운 날씨 또는 눈비가 내리는 날엔 차 안에서 주문이 가능한 DT매장을 애용한다고 말했다.


승·하차의 번거로움 없이 차 안에서 버거나 음료 등을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DT매장이 크게 늘고 있다. 국내 DT매장수는 6년새 7배가량 늘어 450곳에 달한다. 소비자로서는 편의성이, 사업자로서는 매출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다.

◇ 패스트푸드에서 커피전문점까지…전국 DT매장 약 450곳 육박

국내 DT매장은 주로 패스트푸드점을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 1992년 부산 해운대에 국내 최초로 DT매장을 선보인 맥도날드를 필두로 롯데리아, 버거킹 등이 대표적이다.

맥도날드는 자사 전국 430곳 매장 중 DT매장이 220개나 된다. 전체 매장수의 절반을 넘는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DT매장은 많은 노하우가 필요한 플랫폼"이라면서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DT매장을 운영해 온 만큼 서비스질, 안전성 등이 높다"고 설명했다. 롯데리아 버거킹도 각각 57곳, 36곳, KFC 12곳의 DT매장을 두고 있다.

국내 DT매장은 버거 체인점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커피전문점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지난 2012년 경주보문호수에 첫 DT매장을 연 후 2013년 4곳, 2014년 23곳, 2015년 59곳, 지난달 말 98곳까지 DT매장을 늘렸다. 전체 1005곳 매장의 약 10%가 DT매장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개인차량을 이용하는 생활권이 관광지 및 신도시 조성 등으로 확대됨에 따라 이에 따른 다양한 소비 스타일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향후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중撚돕첨琯?고객 수요가 있는 곳에 DT매장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엔제리너스커피와 투썸플레이스도 현재 각각 9곳, 2곳의 DT매장을 운영 중이다. 

◇ 잠재 고객확보 수월…"차량 주문 비중 40% 육박"

이처럼 DT매장이 늘어난 건 자동차 보급확산과도 연관이 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844만대였던 자동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2190만대로 18.8% 증가했다. 1930년대부터 DT매장이 생긴 미국과 달리 열악한 주차 환경이 주문의 편의성이 높은 DT매장의 확산을 불러왔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 매장. 사진=오현승 기자

DT매장은 잠재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데 유리하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대로변에 위치한 버거·커피 매장은 주차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차량에 탄 소비자의 수요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며 "하지만 DT매장은 운전 중에 햄버거나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실제 구매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롯데리아 관계자도 "주말이나 연휴에 수도권 및 서울 외곽으로 떠나는 이들이 늘면서 DT매장은 테이크아웃 소비자 확보 차원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일반 매장보다도 회전율이 높은 점도 DT매장의 장점이다. 스타벅스 DT매장의 경우 전체 주문의 40%가 차량에서 발생한다. 회사 측은 "일반 매장 대비 20~30% 정도 매출효율성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정희 교수는 "긴 경기침체에 업체간 경쟁도 심화하면서 업계 입장에서는 DT매장을 새로 개점하려는 유인 또한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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