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승의 커피人사이트] '베트남 커피 전도사' 김경환 대표

인스턴트용 커피라는 선입견 바뀌어야…구수하고 묵직한 맛이 특징
하노이에서 10개 매장 직영…핀 선물세트 이어 콜드브루 출시 계획

 

김경환 브이프레소코리아 대표는 "베트남 커피가 국내에서 또 하나의 커피 문화로 자리잡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진=오현승 기자
"베트남 커피가 저급한 커피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그들만의 커피문화를 제대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베트남 커피 전도사를 자처한 김경환 브이프레소코리아 대표(사진)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가득 차 있다. 그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서서히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한국계 커피전문점 브이프레소의 한국지사를 이끌면서, 국내 커피문화의 다양성을 키우는데 일조하겠다는 각오다.

김 대표는 14일 서울 남영동에 위치한 한 커피 매장에서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로부스타(Robusta) 품종을 향한 부정적 인식은 국내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저가의 질낮은 커피콩이 쓰이고 있는 데에서 기인한다"며 "베트남 내 품질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커피 농장이 많지만, 여전히 국내에선 베트남 커피가 인스턴트 커피용이라는 선입견이 강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설립된 브이프레소코리아의 대표를 맡고 있지만, 비교적 최근에서야 베트남 커피의 매력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김 대표는 "한때 스페셜티 커피만 진짜 커피라 생각한 적도 있다(웃음). 그러나 기호식품인 커피를 대하면서 로부스타는 열등한 품종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릴 적부터 부친이 운영하는 커피 매장에서 일찌감치 커피를 배운 그는 현재 개인 커피매장 운영, 원두 납품 및 로스팅도 겸하고있다. 

베트남은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으로, 전체 커피 농장의 약 90%(면적 기준)가 로부스타를 재배한다. 아라비카(Arabica) 품종에 비해 낮은 고도에서 자라는데, 구수하고 묵직한 맛이 특징이다. 대부분 수출용이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인스턴트커피의 원료로 주로 쓰인다. ''핀 커피(Phin coffee)'' 역시 베트남에선 일상이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생소한 개념이다. 

베트남 전통커피 ''핀 커피''

김 대표가 베트남커피를 국내에 소개하기로 한 건 베트남 내 브이프레소의 성공이 바탕이 됐다.

지난 2011년 설립된 브이프레소는 현재 하노이에서 10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커피전문점 브랜드 스타벅스의 하노이 내 매장수가 4곳뿐라는 점에서, 브이프레소의 성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매장에선 에스프레소 커피와 핀 커피를 함께 선보인다.

김 대표는 "현지 브이프레소의 가격대는 길거리에서 판매되는 핀 커피(한화 약 500~1000원)보다 서 너배 높은 수준이지만, 새로운 문화를 쉽게 받아들이는 베트남 젊은층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한국 브랜드가 여타 외국계 기업 대비 거부감이 적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브이프레소는 블렌딩에서 퀄리티 컨트롤(품질관리) 및 판매까지 100% 베트남 커피만 고집한다. 베트남 커피의 매력을 최대한 드러내겠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베트남은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인 데다 100여년이 넘는 커피 재배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며 "베트남인들은 자국커피에 대한 높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이프레소란 사명 또한 이 같은 점을 감안, 베트남의 알파벳 첫 글자인 ''V''와 ''에스프레소''에서 따왔다.

그는 이미 온라인에서 선보인 핀 커피 선물세트 판매를 이어가면서, 이달 중엔 콜드브루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기 및 경남 지역 골프장과 호텔 및 개인 커피매장 등을 대상으로 한 B2B 사업도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올 상반기 중엔 베트남 달랏으로부터 생두 직수입을 앞두고 있다. 커피콩의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에서 직접 로스팅을 담당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품질관리가 제酉?이뤄지는 베트남 내 커피 농장에서 재배된 로부스타는 싱글오리진으로도 마시기에 손색이 없다"며 "한 잔의 커피이자 하나의 문화로 베트남 커피가 국내에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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