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구긴 인터파크, 외제차 판매 '0건'

외제차 구매대행 1달…소비자 관심 유도 실패
빗나간 수요예측 결과…"새 차종 판매 검토"

 

인터파크는 지난달 4일 디파츠를 자사몰에 입점시키는 형태로 마쯔다와 피아트 차량 판매에 나섰다. 사진=인터파크
인터파크가 야심차게 외제차 구매대행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지금까지 단 한 건의 판매실적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다른 온라인 채널의 신차 판매와 달리 분란의 소지를 없애는 데엔 성공했지만 대중성이 낮은 로드스터 차종을 내세운 점이 실패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4일부터 외제차 구매대행업체 디파츠를 자사 온라인몰에 공식 입점시키는 형태로 신차 판매를 시작했다. 대상 차종은 일본 마쯔다의 MX-5 모델 ''미아타 클럽''과 이탈리아 피아트의 124 스파이더 모델 ''클래시카'' 2종이다. 판매수량은 5대씩으로 각각 5750만원과 5450만원에 내놨다. 보증보험 가입을 통해 자칫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 과정에서 겪을지 모르는 피해 가능성도 줄였다.

인터파크는 공식 딜러가 없는 외제차를 구매하는 데 따른 번거로움을 덜었다고 강조했다. 계약금 및 통관비용 등을 가로채는 사기범죄의 위험도 낮췄다. 업계에서는 인터파크가 신차 판매라는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새 수익모델 찾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지난 6일까지 인터파크를 통해 판매된 차량은 한 건도 없다. 앞서 티몬과 옥션이 수입사, 딜러사 또는 영업사원조직 등과 갈등을 겪었다면 인터파크는 이를 피하긴 했지만 차량 판매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인터파크의 신차 판매는 온라인몰의 다양한 구색 갖추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단 해당 서비스를 선보인지 한 달이 넘었지만 판매 건수는 없는 상태다. 사진=오현승 기자

이에 대해 인터파크 측은 수요예측에 실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타사가 겪은 시행착오를 보며 신차 판매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잡음의 소지를 줄였지만 지나치게 좁은 시장만을 공략하려 했다는 내부 평가가 있다"며 "아직 국내 환경이 오픈카로 달릴 만한 환경이 아닌 데다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은 상황이라 세컨드 카 성격이 짙은 로드스터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별다른 가격 메리트가 없던 것도 소비자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이유로 지적한다. 티몬은 지난해 8월 일반 전시장에서 5500만원에 판매되던 재규어 XE를 700만원 낮춰 판매했다. 옥션도 한 달 후 1779만원짜리 ''쉐보레 더 뉴 아베오''를 팔면서 20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했다. 

인터파크 측은 이에 대해 "일례로 마쯔다 차량의 경우 통상 6500만원 정도에 판매되지만 마진을 최소화해 5750만원에 선보이고 있다"며 판매부진 이유는 높은 가격 때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티몬은 국내 소셜커머스 최초로 지난해 8월 재규어 XE 를 판매했다. 사진=티켓몬스터

차량 수요자들의 반응이 없자 인터파크는 새로운 차종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구체화 단계는 아니지만 미아타 클럽과 클래시카에 견줘 대중성이 높은 모델을 도입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향후 온라인을 통한 신차 판매 분위기가 점차 확산할지도 관심을 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에서 온라인채널의 32.4%를 기록, 2년전(28.7%)보다 3.6%포인트 늘었다.

이커머스 채널의 한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온라인채널은 무엇이든 다 판매해야 한다"며 "''3040세대''가 온라인 쇼핑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여러 기업이 신차 판매 방안을 고민 중인 만큼 온라인을 통한 신차 판매가 서서히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TV홈쇼핑 관계자는 "직접 차를 보지 않고서도 신차를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종전 판매 채널과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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