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출범 후 환율 연일 널뛰기…수출 '비상'

환율 변동성 심할 경우 흐름 예측 어려워…각 기업 수익에 악영향
자동차 관련 업종 직격탄…전문가들 "경기침체 불러올 가능성 커"

사진=연합뉴스


최근 외환시장은 미국 트럼프 신정부 출범 영향 등으로 연일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상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국내 경제에 위험으로 인식되고 있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수출에 악영향을 미쳐 경기 침체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기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8원 내린 1159.2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로 떨어진 것은 약 한 달여 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와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 등 이슈가 겹쳐 달러화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상승세를 보이던 환율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 달 동안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으며 1160원선을 반납했다.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당분간 환율 변동성의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면 국내 수입물가가 하락해 서민들에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수출산업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특히 자동차 관련 업종 수출이 직격탄를 맞을 수 있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환율이 떨어지면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고, 환율이 오르면 자동차 수출에 있어 호재로 작용한다”며 “하지만 환율 변동성이 심하면 그 흐름을 예측할 수 없어 각 기업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율 하락보다 경기 침체를 더 불러올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기에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환율변동성은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 등의 요소로 점점 더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연휴 전 열린 대외경제 장관회의에서 “환율 변동성이 너무 크다. 우리로선 대응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유 부총리는 미국의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에 대해 “미국이 정한 규칙대로 하면 지정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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