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3년 내 만두 세계 1등 노린다

'비비고 만두'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목표
"탄탄한 제품력 기반 둔 현지화 전략" 자신감

CJ제일제당이 내놓은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1등 만두 브랜드''가 됐다. 코스트코에서 25년째 매출액 1위를 기록해 온 만두 브랜드 ''링링''을 꺾었다. CJ제일제당은 얇은 만두피, 꽉찬 만두소 등 비비고 만두의 특장점을 유지하는 한편,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를 만두소로 사용하고, 실란트로를 가미하는 등 현지인 입맛에 맞는 전략을 펼쳤다. 그간 현지인들은 만두에 대해 ''아시아인들이 먹는 저품질 로컬푸드''로 인식했지만, 비비고 만두는 건강한 한식 브랜드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은 지난 20일 인천시 신흥동에 소재한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이노베이션 세미나''를 갖고 "오는 2020년 만두 분야 글로벌 1등 브랜드가 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2000억원 넘게 투자해 ''비비고 만두'' 매출을 지난해 3265억원에서 1조원까지 확대하고, 미국, 중국 및 유럽 등 해외 매출 비중도 전체의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현재 CJ제일제당은 현재 27개 나라에 진출했다. 

현재 세계 만두시장은 5조 7000억원 규모다. 중국이 2조1407억원으로 가장 크고, 다음은 러시아(1조6604억원), 미국(9444억), 일본(6269억원), 한국(3619억원) 순이다. 만두의 인기가 높은 중국에서 대부분 매출을 올리는 완차이페리, 삼전, 스니엔 등이 세계 1~3위를 차지하고 그 뒤를 일본 아지노모토와 CJ제일제당이 뒤따르고 있다.

우선 CJ제일제당은 2015년 진출한 중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이미 광저우 공장 규모를 3배 늘리는 공사를 시작했고 산동성 요성시엔 3번째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올해 중국 내 매출 목표는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인 약 500억원이다. 미국에선 뉴저지에 6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세워 연말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 독일, 베트남으로도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엔 유럽진출을 본격화하고자 러시아 만두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엔 베트남 냉동식품업체 까우제를 인수해 비비고 만두와 동남아식 만두인 짜조를 생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오는 2020년엔 만두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국가별로는 현지 만두시장 1위에 오른 미국에서 2800억원, 중국과 러시아에서 각각 1768억원, 13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강 부문장은 "만두시장의 성장률이 높은 미국, 중국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장 라인 하나 늘리는 데 7~8개월 가량 소요되는 만큼 선행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비비고 만두의 이 같은 원대한 포부엔 맞춤형 현지화 전략과 탄탄한 제품력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2년 새 약 250억원을 투자해 현지 니즈에 맞는 배추 및 옥수수 만두를 선보인 게 좋은 예다. 현재 러시아, 베트남, 미국 등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레시피도 개발 중이다. 일례로 베트남음식 분짜엔 돼지고기 대신 만두를, 미국 시장을 겨냥해선 만두파이, 만두버거를 만드는 식이다.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 한 켠에 자사 ''비비고 만두''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가 전시돼 있다. 사진=오현승 기자

만두의 제품 경쟁력도 높다. 비비고 만두는 종전 만두소에 고기를 갈아넣는 대신 큼직한 크기로 썰어넣는 방식을 차용해 육질을 강조했다. 만두피를 얇게(0.7mm) 빚어 식감도 높였다. 일반적인 만두의 중량은 13.5g인데 비비고 만두는 이를 35g까지 늘렸다, 이는 소비자들이 두 번에 베어먹을 때 입안에 꽉 차는 느낌을 받도록 소비자식습관을 연구한 결과다. 

조철민 CJ제일제당 인천냉동공장장은 "만두 및 원물의 향 등 맛품질을 기계가 관리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자동화설비를 갖춘 점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비비고 만두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국내 매출액은 1600억원이다.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이 집계한 비비고 만두의 국내 시장점유율(지난해 11월 누적 기준)은 40.3%다. 

인천=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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