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성장률 2.8%→2.5% 하향…8년만에 최저치 전망

美 대선 후 대외 불확실성 확대·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영향
상반기 2.4% · 하반기 2.6% 성장…‘상저하고’ 흐름 예상

한국은행이 13일 ''2017년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8%에서 0.3%포인트 내린 2.5%로 전망했다. 사진=주형연 기자

한국은행이 13일 올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5%로 내려잡았다.

한은이 당초 예상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게 잡은 것은 지난해 미국대선 이후 시장 금리 상승, 미국 달러화 강세, 보호무역주의 대두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국내 상황의 변동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2017년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0월에 전망한 2.8%보다 0.3%포인트 하락한 2.5%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로 내다봤다.

그동안 한은이 발표해온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이번 전망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전망했던 2.0% 이후 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세계경제 성장률 3.3%, 세계교역 성장률 2.9%, 원유도입단가 배럴당 51달러를 전제로 산출했다. 상반기에는 2.4%, 하반기에는 2.6% 성장하면서 ‘상저하고’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10월 전망 이후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는 큰 변수가 생기면서 국내 경제도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에 이번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했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민간소비 성장률을 지난해 2.4%에서 올해 1.9%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마이너스(-2.6%)에서 올해 3.0%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글로벌 경제여건 개선과 IT업종 투자수요 등으로 설비투자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며 “단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기업구조조정 추진, 국내 정치불안 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가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대 성장을 보인 건설투자는 올해 4.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주거용 건물은 주택수주, 착공면적 등 선행지표가 약화됨에 따라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예정이다.

장 국장은 “착공면적과의 시차구조 등을 감안할 때 주택 건설투자의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상품수출입은 내년에 각각 2.4%, 2.3% 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810억달러, 780억달러 내외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은은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을 지난해 7%내외에서 올해 5%대 후반, 2018년 5%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취업자 수는 26만명 내외로, 2018년에는 28만명 내외로 증가할 전망이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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